[대전/충남]저축銀 비리 불똥… 아산시청은 ‘패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미래저축 김찬경 회장 수사… 골프장 인허가 청탁 드러나
“연루 간부 하루 한명꼴 체포”

“내일은 또 누가 불려 갈지, 출근해 빈자리가 있으면 걱정부터 앞섭니다.”

충남 아산시청의 한 공무원은 최근 미래저축은행 김찬경(56·구속기소) 회장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간부급 공무원들의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자 ‘아산시는 지금 김찬경 게이트로 신음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자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김 회장 측으로부터 골프장 인허가 청탁대가로 3억 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아산시청 전 국장 A 씨를 조사 중이다. 합수단은 이에 앞서 2008년부터 사실상 김 회장 소유인 아산시 영인면 소재 ‘아름다운CC’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 김 회장 소유 임야 120만 m²와 골프장 진입로 시유지 62만 m²를 맞바꿔주는 등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각각 1억 원, 5000만 원을 받은 아산시청 B 씨(5급)와 C 씨(6급)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5월에는 간부공무원 2명이 식당 여종업원과 동료 여직원을 성추행 한 의혹 등으로 사표를 내거나 경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시청 한 공무원은 “김 회장의 로비가 전방위로 이뤄진 데다 하루에 한 명 꼴로 긴급 체포되는 상황”이라며 “검찰수사가 더욱 확대되면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시민들로부터 ‘밤새 안녕 하시냐’는 조소 섞인 얘기도 듣고 있어 얼굴을 들고 다니기가 민망하다”고 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공무원들의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자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끄러운 일이 드러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책임여하를 막론하고 집행부의 수장으로서 시민에게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아산시는 5월부터 감사원으로부터 건축·시설물 분야, 도시계획 분야 등의 집중감사를 받은 상태여서 이에 대한 처분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아산시청#미래저축은행#김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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