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선흘곶자왈’서 조선시대 숯가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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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노루사냥 돌담 함정도 확인

제주시 조천읍 선흘곶자왈에서 발견된 돔형태의 숯가마터. 조선 후기 제주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적으로 꼽히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제주시 조천읍 선흘곶자왈에서 발견된 돔형태의 숯가마터. 조선 후기 제주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적으로 꼽히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숲이 우거진 제주시 조천읍 ‘선흘곶자왈’에서 조선시대 말 주민들의 생활유적인 숯가마, 경작지, 생활용수 시설 등이 발견됐다. 이번에 처음으로 노루를 잡기 위해 만든 석축 함정도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곶자왈 역사문화유적 조사를 맡은 정광중, 강창화 박사팀이 선흘곶자왈 북서쪽에서 원형이 보존된 숯가마 2기를 비롯해 숯가마 터 60기, 자연 연못을 이용한 생활용수 시설 등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돔 형태의 숯가마는 현무암과 흙을 섞어 만든 제주 고유의 숯가마로 한반도와 일본의 숯가마와 달라 학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피, 조, 보리 등을 재배했던 것으로 보이는 경작지 터와 숯을 굽는 사람들이 살았던 숯막 10기 등이 나왔다. 조사팀은 6600m²(약 2000평) 규모의 공간에 돌담을 경계로 쌓아 집단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팀은 이번에 사냥꾼들이 노루를 돌담으로 만든 함정으로 몰아 사냥했던 ‘노루텅’ 2기를 발견했다. 노루텅은 높이 1.5m, 길이 15m 정도의 돌담을 양쪽으로 쌓고, 안쪽에 깊이 2m의 함정을 파 노루를 사냥한 석축 함정이다. 그동안 구전으로만 전해지다 이번에 현장을 확인했다. 조사팀은 “그동안 곶자왈에서 숯가마, 움막 터 등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일정한 공간에서 다양한 집단 생활유적을 발견한 것은 드물다”며 “제주도 생활문화사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곶자왈은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쌓여 있는 곳에 나무와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숲을 이룬 지역이다. 지하수 함량이 풍부하고 북방한계, 남방한계 식물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 ‘생태계의 허파’로 불린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곶자왈의 생태 및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종합조사를 5년 동안 추진한다. 난대산림연구소,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제주지질연구소 등 3개 연구소의 박사급 연구원 20여 명이 참여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선흘곶자왈#생활유적#국립산림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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