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손가락으로 여성 쇄골아래 ‘콕’ 찔렀다면?

신체접촉 30대男, 동료에 피소
법원 “성추행으로 보기 어렵다”

지난해 9월 3일 오후 7시경 경북 칠곡의 한 골프장 내 용품판매점. 골프장 직원 배모 씨(37)는 이곳에서 일하는 박모 씨(20·여)와 농담을 주고받다가 “얘는 내가 찍었어”라며 왼손 검지로 박 씨의 왼쪽 쇄골 아랫부분을 한 차례 찔렀다. 그리고 같은 손으로 박 씨의 어깨를 만졌다. 용품판매점은 밖에서도 안이 훤히 보이는 공개된 곳. 두 사람 외에 또 다른 직장 동료도 함께 있었다. 박 씨도 배 씨의 행동에 화를 내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박 씨는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며 배 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박 씨의 가슴 부위를 손가락으로 찌르고 등 부위를 손으로 쓰다듬은 혐의(강제추행)로 배 씨를 기소했다.

대구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경철)는 8일 배 씨의 행동을 강제추행으로 보기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성적(性的)으로 민감한 젖가슴이 아니라 쇄골 아랫부분을 1초 안되는 짧은 시간에 손가락으로 찌른 것”이라며 “성적수치심을 느끼기보다는 당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박 씨도 배 씨의 행동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대화를 이어간 만큼 형사 책임을 따져야 하는 강제추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민사상 책임을 따져야 하는 성희롱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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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