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북단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신동혁 씨(60)는 육군 22사단 예하 제진포대 장병들 사이에서 ‘명파 아버지’로 불린다. 부대 내 시설 보수 등 궂은일이 있을 때마다 달려와 도움을 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신 씨와 제진포대의 인연은 형에게서 포대 인근의 밭과 개 사육장을 인수해 농사를 짓기 시작한 1987년부터 이어졌다. 이웃 미장전문가에게 취미 삼아 각종 건축 기술을 배운 신 씨는 매일 마주하는 부대시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담장 보수에서부터 페치카 수리, 타일 작업, 목수일 등 그의 기술은 부대에서 빛을 발했다. 그동안 부대에서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노후한 교회를 리모델링했고 충성클럽(PX), 간부 숙소, 병사 쉼터 보수에도 앞장섰다. 시설 보수에 필요한 자재를 신 씨가 직접 구해 조달하는 일도 많았다.
2006년 갑작스러운 너울성 파도로 해안가 철책이 무너졌을 때도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신 씨는 악천후를 뚫고 부대로 달려왔고 당시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짓고 있던 건설사의 협조를 얻어 무너진 철책을 일으켜 세웠다. 또 매년 겨울 폭설이 내리면 누구보다 먼저 트랙터를 몰고 나타나 부대원들과 함께 제설작업을 벌인다.
제진포대가 속한 승리포병부대는 신 씨의 헌신을 높이 사 지난달 말 감사패를 증정했다. 부대장인 김상호 중령(41)은 “명파 아버지는 25년 동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도움과 사랑을 주셨다”며 “정성이 헛되지 않도록 부대원들과 함께 최동북단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신 씨는 “제진포대에 대한 봉사는 행복이자 삶의 낙”이라며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제진포대가 나를 필요로 할 때마다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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