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나쁜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 박모 씨(34)는 3월 26일 오후 10시경 인천 남구 주안동의 으슥한 골목에 몸을 숨긴 채 성폭행 대상을 물색했다. 박 씨는 55분 뒤 귀가하기 위해 이 골목을 지나던 이모 씨(20·여)에게 달려들어 입을 막고 골목가에 세워진 차량 쪽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소리를 지르며 강하게 저항하는 이 씨의 행동에 당황해 범행을 포기하고 줄행랑을 쳤다.
이 씨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에 잡힌 범인 모습이 너무 흐릿했고 탐문수사도 성과가 없었다. 하지만 다음 날 사건 현장 인근에서 안경을 발견했다.
경찰은 안경점에서 고객 시력에 맞춰 주문서를 보내면 전문적으로 안경을 생산하는 인천지역 40여 곳의 안경 생산 공장을 탐문 수사했다. 그리고 한 달간의 추적 끝에 문제의 안경을 주문한 안경점을 찾아냈다. 경찰은 안경점을 찾아가 휴대전화 번호 등 신상정보를 파악해 박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박 씨의 시력이 좌우 모두 마이너스인 데다 좌우 시력 차도 커서 수많은 안경 구입자 중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인천남부경찰서는 6일 성폭행미수 혐의로 박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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