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달군 사진 한 장에는 이런 제목이 달려있었다. 폐쇄회로(CC)TV 장면을 갈무리한 사진 속에서 백발의 이모 씨(87)는 40, 50대 남녀 2명에게 목덜미를 붙잡힌 채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튿날 해당 게시판에 ‘할아버지가 무사히 돌아오셨다’는 글이 떴다. 이 해프닝은 CCTV 속 ‘납치범’이 경찰서에 자진 출두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납치범’은 이 씨의 큰아들(57)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의 두 아들은 아버지의 40억 원대 재산을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었다. 누가 아버지를 모시느냐가 승소의 핵심 요건이었다. 큰아들은 동생이 데리고 간 아버지를 6일 ‘빼앗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려 했다. 그러자 작은아들의 딸이 그 모습이 담긴 CCTV 장면을 ‘납치 사진’이라며 올린 것. 큰아들은 경찰에 “원래 내가 아버지를 쭉 모셨는데 30년 만에 외국에서 돌아온 동생이 아버지를 데리고 가버려 되찾아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7일 작은아들 집으로 되돌아왔다.
형제는 경찰서에서도 아버지를 서로 차에 태우려고 7시간 가까이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은 “이 씨가 두 아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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