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도하던 인천항의 운영과 개발을 민간기업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2005년 설립한 인천항만공사(IPA)가 11일 출범 7주년을 맞는다. IPA는 그동안 선석((船席·선박 1척이 부두에 접안해 작업하는 자리)과 항만단지 확장 등 인천항의 외형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각종 제도를 정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물동량을 크게 늘렸다. 이는 인천항이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데다 중국과도 가까워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카페리 항로를 보유하는 등 다른 항만에 비해 운송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9일 IPA에 따르면 인천항의 선석은 출범 당시 89개에 머물렀지만 현재 120개로 늘었다. 항만 배후단지 면적도 47만8000여 m²에서 201만8000여 m²로 4배 가까이 넓어졌다.
국제항로도 늘어났다. 공사 출범 이전엔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26개 항로에 불과했지만 중동과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항로를 신설하는 등 현재 37개 항로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인천항의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14만9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지난해 199만8000TEU로 73%나 증가했다.
경영 안정화 이후 매출도 급증했다. 203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760억 원으로 늘었고, 당기 순이익도 적자(32억 원)에서 128억 원 흑자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또 IPA는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다. 정부의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는 만년 하위권을 벗어나 지난해 B등급을 달성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IPA는 우선 내년 하반기에 부분적으로 개항할 예정인 인천신항 항로의 적정 수심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당초 이 항로의 수심은 14m로 계획됐지만 항만업계는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운항할 수 있도록 16m로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제성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항로의 수심을 2m 깊게 하려면 바다의 바닥을 퍼 내는 준설공사의 특성상 수천억 원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또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IPA는 올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처음으로 200만 TEU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4월까지 실적은 62만1000TEU에 그치고 있다. 항만업계는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실적에도 미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밖에 항만업계는 현재 2곳으로 나뉘어 운영하는 국제여객부두를 통합할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건설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물동량 감소 원인을 분석해 대형 화주를 상대로 세일즈 활동에 나서고 있다”며 “바다 위 특급호텔로 불리는 크루즈선박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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