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겸재 그림속 인왕산, 옛모습 돌아왔다

  • Array
  • 입력 2012년 7월 11일 03시 00분


수성동 계곡 복원 완료… 11일부터 일반에 개방
전통 보막이 만들고 향토수종 1만8477그루 심어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속 인왕산 수성동 계곡의 모습. 서울시 제공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
속 인왕산 수성동 계곡의 모습. 서울시 제공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은 우리 산천을 소재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냈다. 그는 자신이 나고 살았던 백악산과 인왕산 아래 장동(壯洞) 일대를 여덟 폭의 진경으로 담아 ‘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으로 남겼는데 그중 한 폭에 등장하는 수성동 계곡이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실제 그림에 그려진 종로구 옥인동 인왕산 수성동 계곡 복원을 완료해 11일부터 공개한다고 밝혔다.

수성동은 누상동과 옥인동 경계에 위치한 인왕산 기슭 첫 계곡으로 옛 옥인아파트 자리다. 조선시대부터 ‘물소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수성동(水聲洞)이라 불렸다. 수성동의 동(洞)은 당시에는 골짜기 계곡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추사 김정희와 규장각 서리 박윤묵 등 조선 후기 문인들도 수성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시로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1971년 옥인시범아파트 308채가 들어서면서 수성동 계곡 일부 구간은 콘크리트로 뒤덮여 옛 모습이 사라졌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인왕산 수성동 계곡 자리에는 옥인시범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계곡 일부 구간이 콘크리트로 뒤덮였다(위). 11일부터 시민에게 공개되는 복원 후의 모습(아래). 서울시 제공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인왕산 수성동 계곡 자리에는 옥인시범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계곡 일부 구간이 콘크리트로 뒤덮였다(위). 11일부터 시민에게 공개되는 복원 후의 모습(아래).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2010년 건물 노후로 안전에 문제가 생긴 옥인아파트 철거 과정에서 수성동 계곡의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해 서울시 기념물 31호로 지정하고 정선의 그림 속 경관을 복원한다는 목표로 공사를 진행했다. 계곡 중간 중간에는 돌을 쌓아 전통 보막이를 만들고 계곡 주변에 소나무 상수리나무 산철쭉 등 향토수종 1만8477그루의 나무를 심어 옛 수성동 계곡의 모습을 살려 냈다. 정선이 직접 수성동 계곡을 보고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는 관람공간을 마련하고 계곡부에는 사각 모양의 전통 정자 ‘사모정’을 설치했다. 계곡 중간에는 징검다리 모양의 나무다리도 놓았다. 복원에는 토지 및 건물 보상비 1005억 원과 계곡 복원비용 55억 원 등 모두 1060억 원이 쓰였다.

시는 수성동 계곡이 옛 모습을 찾게 돼 주변 인왕산의 서울성곽길과 함께 서촌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광빈 서울시 공원녹지국장은 “개발시대에 사라졌던 수성동 계곡이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인왕산#정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