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한 어린이공원. 더위를 피해 5, 6명의 어린이가 공원 내 분수에 뛰어들어 놀고 있었다. 아이들이 물장구를 칠 때마다 분수대의 물이 뿌옇게 흐려졌다. 초등학교 2학년 딸과 함께 공원을 찾은 김모 씨(45·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는 “탁한 물을 보니 아이를 놀게 하기 꺼려진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도심 공원이나 광장에 설치된 분수 인공폭포 등 물놀이형 수경시설의 수질관리가 엉망인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환경부가 지난해 운영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체 567곳 가운데 28곳이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서울 8곳을 비롯해 인천 3곳, 경기 11곳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아예 수질분석조차 하지 않아 자료가 없거나 한 달에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하지 않는 곳도 129곳이나 됐다.
환경부 지침에 따라 월 1회 이상 수소이온농도 대장균 탁도 등을 분석해야 하지만 권고 수준이어서 지키지 않는 지방자치단체가 많다. 그러나 환경부는 문제가 된 수경시설이 어디인지를 밝히지 않아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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