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백령도와 전북 영광 사이의 서해 표층 수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반면 수심 50m 이하의 저층 수온은 내려가고 있다. 바다 수온변화로 난류성 어종이 증가하는 등 수산자원 생태계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서해수산연구소가 12일 공개한 조사 자료를 보면 서해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968년 이후 40년간 연간 0.03도씩 총 1.24도 상승했다. 50m 이하의 저층 수온은 40년 사이 총 0.4도 낮아졌다. 이런 수온 변화에 따라 서해 서식 어종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바다 표층에서 주로 잡히는 멸치, 참돔 등 난류성 어종이 늘고 있다. 어획량을 보면 멸치가 1990년 2500t에서 2011년 2만7300t으로, 참돔이 1990년 8t에서 2011년 336t으로 조사됐다. 반면 깊은 바다에 사는 대구는 저층 수온이 낮아지면서 1990년 110t이던 어획량이 2011년 3400t으로 크게 늘었다. 서해수산연구소 임양재 연구관은 “겨울 이상한파로 생긴 차가운 물덩이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으면서 대구 같은 한류성 어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 기후는 어종 변화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어패류 양식에 피해를 주고 있다. 겨울철 저수온으로 인해 2011년 1월 바지락 92만 마리와 전복 329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여름철 고수온 현상은 2008년 8월 조피볼락 727t을 대량 폐사시키기도 했다.
또 가재처럼 생긴 쏙이 2010년부터 갯벌에 대거 나타나면서 바지락 서식환경이 파괴되고 있다. 쏙이 파놓은 구멍이 갯벌을 딱딱하게 만들기 때문에 바지락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바지락 생산량이 2010년 이후 3000t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서해수산연구소 강영실 소장은 “서해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특산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어업생산에 피해를 주는 경보체계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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