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정모 씨(41·경기 성남시)는 최근 아이들과 함께 배낭을 차에 싣고 캠핑에 나섰다. 캠핑 바람에 동참한 지는 꽤 됐지만 이번에는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그가 강조하는 ‘온 가족’은 아이들과 아내가 애지중지하는 애완견 몰티즈 2마리를 포함한 개념이다. 다른 캠핑장은 남들의 눈치를 봐야 하거나 아예 동반이 금지된 데 비해 이번에 정 씨가 찾은 경기 양주시 은현면의 그린빌캠핑장은 애완견 입장이 가능했다. 오히려 애완견 위주다. 애완견 수영장까지 갖춰 놓았고 잔디밭이 꽤 넓어 애완견이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은 다른 캠핑장과는 사뭇 달랐다. 정 씨는 “나들이를 하면서 애완견을 집에 두고 가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가보니 사람보다 개가 더 많은 것 같았다. 눈치 볼 일 없이 편안히 쉬다 왔다”고 말했다.
최근 가족 단위 캠핑이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도심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내에도 자연과 캠핑의 맛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와이너리 투어와 시음을 하는 곳, 한강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 유기농 체험을 하는 곳, 텐트를 빌려주는 곳 등등…. 멀리 갈 계획을 잡지 못했다면 이번 여름휴가에는 가족들이 만족할 만한 이색 캠핑장을 찾아보자.
○ 숲 속에서 마시는 산머루 와인의 향기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 자락의 산머루농원캠핑장은 국내에서 드물게 산머루로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캠핑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9월 수확을 앞두고 한창 무르익어 가는 산머루를 볼 수 있다. 텐트 44동을 칠 수 있는 캠핑장에는 어린이를 위한 미니 풀장도 갖춰져 있다. 직접 산머루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고 숙성시켜 판매하는 이곳은 캠핑객에게는 무료 시음 기회도 제공한다. 주말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지하 60m 토굴에 숙성 중인 와인이 담긴 오크통이 늘어서 있는 와인터널도 인상적이다. 5000원대부터 8만 원까지 다양한 와인세트와 함께 산머루즙, 산머루잼도 판매한다. 나무 그늘이 부족하지만 산책로에서 얼마 멀지 않은 숲 속 계곡을 찾으면 더위를 피하는 데 문제없다.
○ 남한강 바람 맞으며 자전거 달려보기
4대강 사업의 하나인 경기 여주군 남한강의 이포보 주변에는 강변 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차량 옆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오토캠핑장 60면, 주차장에 주차하고 텐트만 치는 웰빙캠핑장 65면이다. 상하수도 시설과 샤워장 화장실이 마련돼 있으며 무료다. 캠핑장 옆으로는 경인아라뱃길에서 시작해 한강과 팔당을 거쳐 충북 충주, 낙동강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가 지나간다. 자전거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주변 대여소를 이용하면 된다. 해질녘 온 가족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함께 달려보는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가 된다. 주말이면 7000∼8000명씩 몰리는 이포보 다리 위 전경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 유기농 체험, 텐트 대여 캠핑장 등등
연천군 청산면 한탄강변 땅에미소캠핑장은 유기농 채소를 직접 따서 곧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10동 규모의 캠핑장 옆으로는 각종 유기농 채소 40여 종이 자라는 비닐하우스가 즐비하다. 한 가족 기준 1만 원을 내면 시중에서 봉지당 5000원 정도 하는 채소를 3봉지까지 딸 수 있고, 상추나 고추 등 모종을 직접 화분에 심어 가져올 수 있다. 부천시의 야인시대캠핑장은 상동 호수공원과 야인시대 드라마 세트장이 주변에 있다. 대여 텐트가 있고 도심이라 텐트를 미처 준비하지 않은 가족이 나들이 겸해서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밖의 경기도 내 캠핑장 정보는 경기관광공사가 제공하는 ‘경기관광포털사이트’(www.ggtour.or.kr)에 안내돼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