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내 배 스크루-조타기 다 어디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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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4일 03시 00분


수리 맡기고 두달 뒤 와보니 러 선장이 3억어치 팔아치워

3억 원어치의 부품이 뜯겨 나간 꽃게잡이 어선 내부.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3억 원어치의 부품이 뜯겨 나간 꽃게잡이 어선 내부.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645t짜리 꽃게잡이 어선의 선장인 러시아인 S 씨(50)는 올 1월 말 선박 엔진 수리를 위해 부산 감천항에 머물던 중 고철업자 하모 씨(46)로부터 “고철이 있으면 값을 잘 쳐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S 씨는 동료 선원 3명과 함께 자기가 운항하는 배의 부품을 팔기로 마음먹었다. 3월 초순까지 700kg짜리 스크루, 수천만 원짜리 레이더 통신장비, 엔진 부속품 6t가량, 조타기 등을 절단기로 떼어내 하 씨에게 넘겼다. 팔아치운 부품 가격은 3억 원가량에 이른다. 이 배의 가치는 15억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의 주인 임모 씨(33)는 3월 말 어선 수리가 잘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선 내부에 들어갔다가 기절할 뻔했다. 돈 되는 부품은 모조리 뜯겨 나가 유령선처럼 방치돼 있었다. 당연히 시동도 걸리지 않았다. 결국 어선은 5월 말 폐선 처리됐다. 선장 S 씨는 범행 직후 러시아로 도주했지만 이달 17일 러시아 국적 어획물 운반선을 타고 감천항으로 다시 입국했다가 해경에 붙잡혔다. 부산해양경찰서는 23일 S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휴지통#어선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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