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희망을 쏘다]<3>학력향상 톱10 신명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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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4일 03시 00분


수업 끝~ 종이 울리면, 과목별 질문 수업 시작

인천 신명여고의 한 교사가 정규수업이 끝난 뒤 교과회의실에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함께 풀며 설명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교사와 학생의 교과목별 멘토
링시스템인 ‘질문방’을 운영하고 있다. 신명여고 제공
인천 신명여고의 한 교사가 정규수업이 끝난 뒤 교과회의실에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함께 풀며 설명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교사와 학생의 교과목별 멘토 링시스템인 ‘질문방’을 운영하고 있다. 신명여고 제공
인천 남동구 간석3동 만월산 자락의 신명여자고등학교 1, 2학년은 올 3월부터 매달 한 차례 대학 캠퍼스를 찾아가거나 이 학교 실험실에서 교수에게 강의를 듣고 있다. 수학과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과 같은 과목에서 학생들이 평소 관심은 갖고 있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과제를 설정해 8개월 동안 심층적인 교육을 받는 것.

수학은 가천대 영재교육원 박성화 교수가, 지구과학은 경인교대 오필석 교수, 물리는 인천대 강준희 교수 등이 멘토 역할을 맡아 이론과 실험을 병행하고 있다. 물론 모든 학생이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학기 초 공개 모집을 통해 지원을 받아 선발된 성적 우수생이 대상이다. 과목별로 10명 안팎이다. 물리 강의를 듣는 2학년 서지연 양(17)은 “이론 중심으로만 듣던 수업을 대학교수의 지도를 받아 각종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과목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높아졌다”며 “대학에 들어가면 물리학을 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과 학생은 인천발전연구원에서 박사급 연구원과 함께 보고서를 함께 만들면서 논술 실력을 기르고 있다.

현재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 교육 프로그램은 교사 76명이 참여하는 교과협의회에서 한 교사가 낸 아이디어가 채택돼 도입했다. 학교가 1990년부터 운영해온 교과협의회는 학생의 학습능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업방법을 다양하게 개발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정부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평가가 끝나면 학년 교과목별 성적을 분석해 원인 및 향상 방안을 내놓는 것도 교과협의회의 몫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이 발표한 학력향상 선도학교 10곳 가운데 사립여고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매년 평균 3학년생(500여 명) 가운데 60% 안팎인 300여 명을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지역 4년제 대학에 진학시키고 있을 정도다. 동아일보와 ㈜하늘교육이 지난해 공동으로 전국 일반계 고교(특목고 및 전국단위 선발 자사고 제외)에 대한 학력수준과 교육여건 평판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인천에서는 신명여고가 88.51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오인자 교장(54)은 “모든 교육방식을 교과협의회에서 신중하게 검토한 뒤 결정하기 때문에 학생과 교사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학부모 상당수가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학교 수업이 끝나면 자녀를 보습학원에 보내는 등 사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 학교는 전교생의 방과 후 자율학습 참여율이 70%에 이른다. 지난해 560석 규모의 도서관인 ‘가천관’을 건립해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다. 성적우수생은 200석 규모의 특별면학관에서 공부한다.

특히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교사와 학생의 교과목별 멘토링시스템인 ‘질문방’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월 수 금요일 정규수업이 끝나면 교과회의실에서 학년별 국어 영어 수학 과목 담당교사가 2시간씩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업내용이나 질문에 보충 답변하는 방식이다. 학업성취도평가를 전후로 일종의 과목별 무료 보충수업인 ‘플러스 원’ 수업도 진행한다. 예상 문제지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풀고 평가가 끝나면 학생들이 많이 틀린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업하고 있다.

입시컨설팅업체 대표 등 교육전문가와 수도권 주요대학 입학사정관을 초청해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입시설명회를 열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모든 교사가 의무적으로 대학 한 곳을 맡아 주요 입시정보를 분석한 뒤 그 대학 지원을 희망하는 3학년생에게 설명하는 진학동아리를 매주 운영하고 있다.

1973년 설립된 이 학교는 1994년부터 가천길재단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졸업생 1만9700여 명을 배출했다. 현재 서울대 의과대에 근무하는 방수미 교수가 1987학년도 학력고사에서 자연계 전국 수석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교육#희망을 쏘다#신명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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