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선 400만kW 간신히 넘겨… 100만kW 이하땐 강제 정전
무더위 8월초까지 이어질듯
찜통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24일 전국 전력수요가 7291만 kW로 치솟으면서 23일(7259만 kW)에 이어 이틀 연속 여름철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전까지 여름철 전력수요가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해 8월 31일의 7219만 kW였다. 24일 오후 2시 15분 순간 예비전력은 정상 범위 하한선(400만 kW)을 간신히 넘긴 403만 kW였다. 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 기온 1, 2도 오르면 전력수요 150만 kW 증가
이날 오후 2∼3시 시간당 평균 예비전력은 441만 kW였다. 전력 당국은 시간당 평균 예비전력 상태를 따져 단계별 조치를 취한다. 400만 kW 아래로 내려가면 전압을 낮춰 전력 품질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전력을 아낄 수 있고, 300만 kW 밑으로 떨어지면 일부 업체의 전원을 차단할 수 있다. 100만 kW를 밑도는 최악의 상황이 되면 정부가 공급 우선순위에 따라 전력을 차단하는 계획정전을 실시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온도가 1∼2도 올라가면 전력수요가 150만 kW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예비전력은 예상치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금보다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8월 하순이다. 지경부는 8월 셋째 주(12∼18일)와 넷째 주(19∼25일)에는 예비전력이 각각 147만 kW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휴가가 끝나고 가정과 직장에 복귀하면 전력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 무더위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듯
24일 경북 경주 기온은 36.3도까지 올랐고 대구 36.0도, 울산 35.1도, 강원 강릉 34.9도를 기록했다. 서울도 32.1도까지 올랐고 중랑구 일대는 35.1도까지 치솟았다. 기상청은 경기와 강원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렸으며, 대구 등 경상 내륙지방에 내렸던 폭염주의보는 폭염경보로 격상했다. 폭염주의보는 6∼9월에 하루 중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열대야도 이어져 밤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은 25.8도로 이틀 연속 ‘잠 못 이루는 밤’을 기록했다. 강원 강릉이 28.7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경북 포항 27.1도, 대구 26.7도, 대전 25.2도 등 전국에 걸쳐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서쪽에서 계속 밀려오는 덥고 습한 공기 때문에 비롯된 이번 더위는 조만간 찬 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적어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기세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번 무더위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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