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희망을 쏘다]<5>특목고 안부러운 세일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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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6일 03시 00분


“애들이 공부하겠다는데…” 교사들 즐거운 녹초

인천 세일고(부평구 원적로) 학생들이 25일 여름방학 중임에도 ‘열공’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 특목고를 제외하고 ‘자녀 보내고 싶은 1위 학교’로 소문난 학교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 기자 press82@dong
인천 세일고(부평구 원적로) 학생들이 25일 여름방학 중임에도 ‘열공’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 특목고를 제외하고 ‘자녀 보내고 싶은 1위 학교’로 소문난 학교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 기자 press82@dong
인천지역 명문 사학으로 떠오른 세일고의 대학 진학률은 화려하다.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명문대에만 올해 50여 명을 보냈다. 최근 2, 3년 사이 전국 최상위권 수험생 배출 100개교, 수능 3개 영역 전국 64위, 6대 광역시 평준화 고교 3위로 뽑혔다.

이 학교에선 또 ‘일진회’와 같은 폭력서클이 없고 성적 하위권 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방학 중에도 전교생이 거의 빠지지 않고 학교에 나올 만큼 학구열이 뜨거운 것으로 유명하다.

○ 교사와 학생 열정이 밑거름

25일 오전 8시 반 보충수업이 시작됐다. 전 학년 95% 이상 보충수업을 신청했기 때문에 교사도 대부분 출근했다. 특히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입시 주요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는 평상시보다 더 바쁘다. 보충수업과 특별수업을 해야 하는 데다 자율수업 시간에도 질문이 줄을 잇는다.

입시 주요 과목 담당이 아닌 교사도 담임이면 학교에 나와야 한다. 국어 담당 박은수 교사는 “방학 논술 특별수업에 신청자가 너무 몰려 분반을 해야 했다”며 “학생 수강 신청률이 이처럼 높으니 휴가를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학년별로 4∼6시간의 보충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특별수업이 이어진다. 이 수업은 성적 상위권에 속한 학생 중 희망자에 한해서 진행된다. 성적 1, 2등급으로 편성된 심화반과 3, 4등급 중심의 특별지도반이 운영되고 있는 것.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주로 영어와 수학 과목을 원하기 때문에 담당교사들은 방학 때 녹초가 된다. 그래서 학교 측이 이들 과목만 전담하는 외래 강사(인턴 교사) 2명을 초빙해 보충수업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4주 방학 중 1주만 쉬고, 3주 내내 학교에서 이처럼 공부한다. 교사 지도 없이 이뤄지는 학생 자율수업은 오후 11시까지 이어진다. 3학년은 상당수가 토,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공부하고 있다.

○ 멘토로 나선 대학생 선배

수업과 별도로 방학 중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대학생 멘토링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 가운데 명문대에 진학한 선배가 후배들에게 ‘입시 비법’을 전수하는 것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이 멘토링제에 참가하는 졸업생은 16명이다.

재학생 멘티 80명을 선착순 모집했는데, 경쟁이 치열해 의욕과 성실성을 철저히 따져 참가자를 가려냈을 정도다. 지난해 연세대에 입학한 정영광 씨(19·신소재공학과 1년)는 “24일 처음 만나 수학 공부에 대해 논의했는데 후배들의 관심과 기대가 아주 큰 것 같았다”며 “8월 초까지 모교에서 10차례 집중 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학교 부적응 또는 하위 성적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7575 멘토링’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교사와 학생이 일대일 멘토-멘티 관계를 맺고 공부하고 있다. 지난해 75명, 올해 70명의 학생이 교사들에게 ‘특별대우’를 받았다. 이런 덕분인지 지난해 기초학력 미달자가 1명에 불과했고, 올해엔 아예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학교 이병희 교장은 “매년 2월 중3 학생이 세일고에 배정받는 즉시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하고 있다”며 “학생을 공부시키려는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이 식지 않으면 일반고도 특목고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희망을 쏘다#교육#세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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