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학교 1학년 학생도 흡연과태료 반값할인?

성인 기준연령 법마다 달라 19세도 50% 할인 적용 논란

서울 A 대학 1학년 김모 씨(19)는 금연거리로 지정된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서 최근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과태료를 물게 됐다. 김 씨의 신분증을 받아 든 서초구 단속반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 이곳 금연거리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5만 원을 내야 하지만 김 씨에게 “2만5000원만 내면 된다”고 안내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단속반원의 설명을 듣고 로또라도 맞은 듯 좋아하며 자리를 떴다.

김 씨의 과태료가 50% 할인된 이유는 김 씨가 아직 민법상 성인으로 분류되는 만 20세가 되지 않아서다. 생일이 지나지 않아 아직 만 19세인 김 씨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서 민법상 미성년자에게 과태료를 50% 감경하도록 돼 있는 규정에 따라 과태료를 반만 내게 됐다. 청소년보호법에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과태료 부과 관련 법과 기준 나이가 다르다 보니 생긴 웃지 못할 촌극이다.

서울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강남대로와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일대 금연거리 2곳 단속 결과 2422건을 적발해 과태료 1억580만 원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만 19세 미만)는 262건 적발돼 10명 중 1명꼴이었다. 서초구 관계자는 “민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해 내년 7월 1일부터 성년 나이가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한 살 낮아지게 돼 이런 모순은 사라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용걸 서초구 금연관리팀장은 “타지에서 온 이들이 억울해하지 않도록 홍보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