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백모(32)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27일 서울고법에서 열렸다.
대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할 만큼 심리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돌려보낸 사건이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윤 부장판사는 "이 사건 재판의 쟁점은 우선 피해자의 사망이 단순 질식사인지 목졸림에 의한 것인지 규명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들이 다른 원인이 아닌 피고인의 행위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부장판사는 이어 "과학적으로 정확한 시각이 나올 수는 없겠지만, 피고인의 출근 이전에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것을 입증할 방안도 검찰이 강구해야 한다"며 "범행 동기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다음 달 17일까지 입증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낸 입증계획에 대한 변호인의 의견서를 받아 함께 검토한 뒤 구체적인 입증 방법을 정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금요일 오후 시간대에 사건을 배정해 집중심리할 예정이다.
백 씨는 작년 1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집에서 만삭인 아내 박모(당시 29세) 씨와 다투다가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돼 1,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난 6월 대법원은 "유죄를 인정할 증거가 충분치 않으니 재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