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는 더위에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무더위는 ‘7말 8초’(7월 말부터 8월 초)인 이번 주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29일 “일본 남쪽 먼바다에 있는 제10호 태풍 ‘담레이(DAMREY·캄보디아어로 코끼리)’의 영향으로 8월 2, 3일 제주 등지에 비가 내리겠다”며 “비가 오지 않는 곳은 태풍 때문에 습한 공기의 유입이 늘면서 무더위가 오히려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들 ‘나만 더운 것이 아니다’라며 위안을 삼고 더위를 견디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기상청 조사 결과 같은 도시라도 동네에 따라 최고기온이 3, 4도씩 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본격 시작된 이달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서울지역에서 가장 무더웠던 곳은 중랑구 면목동. 이 기간 평균 최고기온은 34.3도였다. 두 번째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으로 34.0도였다. 이어 서초구 서초동 33.9도, 강남구 삼성동 33.5도, 송파구 잠실동 33.3도로 이른바 ‘강남 3구’가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평균 최고기온이 가장 낮은 곳은 종로구 평창동으로 29.9도였다. 면목동과 비교하면 4.4도나 낮은 것이다. 관악구 신림동(31.0도)과 강서구 화곡동(31.5도)도 역시 기온이 낮았다. 이들 지점은 주로 시 외곽 또는 북악산 북한산 관악산 등 녹지를 끼고 있는 곳이다.
기상청은 서울 시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기온차가 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열섬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숲처럼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빌딩 때문에 열 유출이 차단되고 복사열은 더해진다. 서울 전체를 놓고 보면 서부보다는 동부 쪽 기온이 높은 편이었다. 강서 구로 금천구 등지에 비해 중랑 광진구와 강남 3구의 기온이 높았다.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한반도에서는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도심을 지나는 과정에서 더워지기 때문에 동부 지역 기온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