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화장실 못간 恨, 얼마나 컸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일 03시 00분


지구대에서 용변봤던 30대, 6개월 만기출소 뒤 1인 시위

31일 정오경 서울 구로경찰서 정문 앞에 ‘서장 면담을 요청한다’는 피켓을 든 김모 씨(39·배관공)가 나타났다. 김 씨는 “경찰 때문에 수치심을 느꼈고, 한이 맺힌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33도가 넘는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반나절 동안 1인 시위를 벌였다.

그의 한 서린 사연은 지난해 12월 20일 시작된다. 그날 밤 술에 취한 김 씨는 구로구 가리봉시장에서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붙잡혀 지구대로 이송됐다. 그는 순찰차 안에서도 소란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의 발목까지 물었다. 지구대로 연행된 김 씨는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이 허락하지 않아 참다못해 지구대 안에서 바지를 내리고 설사를 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경찰관 발목을 물어 상해를 입힌 혐의(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올해 6월 만기 출소한 김 씨는 “내 죄는 인정하지만 화장실도 못 가게 했던 경찰에게 한이 맺혀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김 씨가 갑자기 지구대 안에서 용변을 본 후에 ‘경찰이 화장실에 못 가게 했다’며 억지를 부리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진우 기자 uns@donga.com
#구로경찰서#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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