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성범죄 1월의 2배… 여성들 노출패션 탓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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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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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성범죄에 특히 취약한 시기다. 8월은 월별 범죄 건수가 연중 가장 많다. 성범죄도 계절을 타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하의 실종’ 같은 여성들의 노출 패션이 성범죄를 부른다는 오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여름에 성범죄가 많아지는 건 야간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적 특성 때문이지 여성의 옷차림과는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성범죄, 여름이 겨울의 2배

동아일보가 대검찰청이 매년 작성하는 ‘범죄 분석 자료’의 최근 6년 치를 분석한 결과 2010년 발생한 성범죄 1만9839건 중 8월에만 2263건이 일어났다. 7월은 2211건으로 두 번째로 많다. 7, 8월에 연간 성범죄의 22.6%가 집중됐다. 11.6%가 일어난 1, 2월의 갑절 수준이다. 여름(6∼8월) 성범죄 발생건수는 봄가을과 비교해도 각각 1.2배, 1.3배가 많다. 2006∼2010년의 성범죄 발생 현황을 봐도 여름에 일어난 비율은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봄 25% △가을 24% △겨울 18% 순이었다.

아동 대상 성범죄 역시 여름에 발생 빈도가 높다. 지난해 아동 대상 성범죄 발생 현황을 보면 여름에 일어난 비율이 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을 26%, 봄 24%, 겨울 11% 순이었다.

살인, 강도 등 다른 강력 범죄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살인(2010년)은 여름에 26%가 발생해 봄, 가을과 비슷했고 겨울보다 1.2배 정도 많았다. 강도도 여름에 발생한 비율이 22.6%에 그쳐 사계절 중 가장 적었다.

○ 짧은 치마와 성범죄는 연관성 없어

여름에 유독 성범죄가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 일각에선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 성범죄자를 자극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름을 범행하기 좋은 시기로 받아들이는 성범죄자 특유의 사고 구조가 원인일 뿐 여성의 행실과는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강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옷차림이 성범죄를 유발한다면 여름철엔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20, 30대 여성의 비율이 더 높아져야 하는데 실제론 계절별로 피해 여성의 연령분포는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성범죄자들은 공격 대상을 미리 정한 뒤 계획적으로 움직인다. 야한 차림의 여성을 보고 욕정을 못 이겨 우발적으로 성폭행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름에 성범죄 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성범죄자들이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에 용이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일조시간이 늘어나 야외활동을 하는 시간이 다른 계절보다 길다. 치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야간시간에도 여성들은 야외활동을 하는 데 부담을 덜 느낀다. 성범죄자로서는 여성을 관찰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

성범죄자들은 해수욕장이나 공원 등을 찾은 피서객들이 상대적으로 방심한 틈을 노리기도 한다. 이웅혁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성범죄자들은 평소 왜곡된 성적 공상을 하고 있어 이런 욕구를 활성화하는 요인을 만나면 잠재돼 있던 범행 충동이 곧바로 현실화한다”고 설명했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쐬기 위해 창문이나 현관문을 열어 놓기 일쑤여서 성범죄자의 침입이 용이해진다. ‘발바리’들이 주로 노리는 곳은 여성이 혼자 사는 원룸이나 다세대주택인 상황에서 에어컨 없이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가구가 많다 보니 문을 열어 놓고 지내다 쉽게 범행의 표적이 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범죄 발생 여부는 여성의 노출정도가 아니라 피해자 주변의 치안 여건에 달려 있다”며 “부촌에 사는 젊은 여성들의 노출이 더 심하지만 성범죄는 열악한 주택가가 밀집된 지역에서 훨씬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최지연 인턴기자 이화여대 영문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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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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