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31일 40.6도… 서울 1일 35도 ‘가마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일 03시 00분


제주-남부 2일 태풍 영향권

‘40.6도.’ 7월 31일 오후 3시 28분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 관측된 기온이다. 이에 앞서 올 6월 11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AWS 관측기온이 42.8도를 기록한 데 이어 기상관측 사상 내륙에서 가장 높은 기온값이 측정된 것이다.

AWS가 2006년부터 설치됐기 때문에 관측기간 및 환경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역대 내륙 최고기온인 1942년 8월 1일 대구의 40.0도를 넘은 수치다. 기상청은 “1942년 여름 더위가 올해보다 훨씬 심했을 것으로 추정돼 기록을 경신했다고 하기는 적합하지 않지만 측정값만 놓고 볼 때 당시 기온을 넘은 셈”이라고 밝혔다.

경산뿐 아니라 대구의 기온도 이날 37.2도를 기록했다. 강원 강릉 35.4도, 대전 광주 각 35.0도, 서울 33.0도를 기록했다. 30도 이하는 울릉도 대관령 등 일부 산간 및 섬 지방 몇 곳에 불과했다.

문제는 앞으로 더 심한 폭염이 닥친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1일부터 서울 등 중부지방에 올여름 들어 최악의 폭염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 전주 광주 등지는 36도 안팎, 서울 등 수도권과 대전, 충북 청주 등지는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을 따라 유입된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변수는 북상 중인 제9호 태풍 ‘사올라(SAOLA·베트남 희귀동물)’와 10호 태풍 ‘담레이(DAMREY·캄보디아어로 코끼리)’다. 현재로서는 두 태풍 모두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남동쪽 해상에서 이동 중인 ‘사올라’는 대만 북쪽을 거쳐 중국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담레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막강한 세력에 막혀 제주 서귀포 남쪽을 지나면서 제주 및 남부지방에 비를 뿌리고 중국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두 태풍이 세력을 키우거나 결합해 고기압을 밀어내고 한반도에 많은 비를 뿌리면 폭염이 주춤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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