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앞자리에서 보기 위해 폭염 속에 오랫동안 줄을 섰던 청소년 45명이 탈진증세로 응급센터에 이송됐다.
1일 오전 9시경 전남 여수엑스포장 특설무대. 청소년 300여 명이 여수엑스포 슈퍼콘서트를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슈퍼콘서트는 원더걸스, f(x), 인피니트, 씨스타, 애프터스쿨 등 15개 아이돌 그룹이 참가하는 무대다. 경남 남해군에서 온 이모 양(17·고교 2학년)은 “일부 팬클럽 회원은 특설무대 바로 앞에 서서 관람할 수 있는 최고 명당인 속칭 스탠드석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전날 밤부터 엑스포장 3문 입구에서 줄을 섰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가 되자 줄을 선 청소년은 1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당시 기온은 32.1도로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태. 아스팔트 도로가 너무 뜨거워 앉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이글거리던 태양 아래 끼니를 거르고 오전 내내 줄을 섰던 박모 양(13) 등 청소년 10명이 낮 12시 반경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을 호소했다. 박 양 등은 119구급차로 여수엑스포장에 설치된 중앙의료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오후 2시 반경 여수지역 기온이 34.4도로 높아졌지만 청소년 2500명 정도가 앞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45명이 탈진 증세를 보여 중앙의료센터로 이송됐다.
진행요원 이모 씨(23·여)는 “일부 청소년은 아이돌 스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폭염에도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의료센터를 찾은 청소년들은 1시간 정도 쉬다가 공연을 보기 위해 다시 특설무대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이날 살수차를 투입해 특설무대 주변에 물을 뿌리고 청소년들에게 아이스팩, 물 등을 나눠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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