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옷 벗고 있는 ×들 있으면 사진 찍어” 강남 ‘텐·풀·호’ 습격작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일 03시 00분


서울 강남구 특별사법경찰 퇴폐영업 단속 동행취재

1일 오후 11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유흥주점 밀집지역에서 강남구 불법퇴폐행위 근절 특별 TF팀이 퇴폐영업 단속에 나서기 전 작전 회의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일 오후 11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유흥주점 밀집지역에서 강남구 불법퇴폐행위 근절 특별 TF팀이 퇴폐영업 단속에 나서기 전 작전 회의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진석♥’이란 명찰을 단 웨이터는 초가 2개 꽂힌 생크림 케이크를 들고 306번 룸 앞에 서 있었다. 안에서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질 때 누군가가 문을 빼꼼 열고 나와 케이크를 갖고 들어갔다. 그 순간 단속반 7명이 3조로 나뉘어 3층부터 5층까지 빽빽하게 이어진 룸 50개를 한 곳씩 열어젖혔다. 306번 룸에는 꽃미남 접대부 1명이 ‘누나 손님’ 3명과 파티 중이었다.

“윗옷 벗은 접대부 있으면 바로 사진 찍어!”

이희현 강남구 불법 퇴폐행위 근절 특별TF팀장이 수사관들에게 소리쳤다. 퇴폐영업 현장을 적발하려면 물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팀장과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관 3명 및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3명으로 구성된 서울 강남구 단속반은 2일 오전 1시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스트바에 들이닥쳤다. 연중무휴로 24시간 영업하는, 남성 접대부만 60명을 고용한 대형 업소다. 퇴폐영업 물증을 잡지 못한 단속반은 주방에서 밀가루 등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 10여 점을 발견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보름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이 호스트바는 단속반이 1일 오후 11시부터 2일 오전 2시 사이 ‘기습’한 세 번째 업소다. 단속반은 앞서 술을 마시는 손님을 차로 태워 나르며 성매매를 하는 이른바 ‘풀살롱’과 고급 룸살롱을 지칭하는 ‘텐프로’ 업소를 차례로 단속했다. 텐프로 업소에 들이닥쳤을 때는 운동선수 출신 유명 연예인 A 씨가 “왜 아가씨가 안 오느냐”고 웨이터에게 핀잔을 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단속반은 두 업소 모두에서 허가 받은 공간 외에 불법으로 확장한 방에서 영업하는 현장을 잡아냈다.

지난달 2일 전담팀을 꾸린 강남구에는 보름 뒤 특별사법경찰권이 부여됐다. 전에는 사법권이 없어 문을 열지 않고 버티거나 신분증 제시에 응하지 않으면 속수무책이었지만 강제 단속이 가능해졌다. 경찰은 성매매 등이 확인되지 않으면 돌아가지만 특사경은 퇴폐현장을 못 잡으면 주방과 영업장을 구석구석 살핀다. 식품위생법 공중위생법 등의 규정 위반을 단속할 권한이 주어진 덕분이다. 단속반은 두 업소 모두 허가 받은 공간 외에 불법으로 확장한 방에서 영업하는 현장을 잡아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채널A 영상] ‘퇴폐 마사지’ 단속경찰 “한 업소 다녀간 남자들 ‘3700명’”

한 달 사이 전담팀이 140개 업소를 단속해 적발한 퇴폐영업은 32건, 청소년보호법 위반 3건, 시설 위반 등 기타 위반 사항 34건 등 총 69건에 이른다. 구는 이 가운데 업소 60곳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거나 진행 중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강남#텐프로#풀살롱#호스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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