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에 연구 힘들 정도… 해외 인재 장학금 주고 유치”中-태국-몽골 등 돌며 설명회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우수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서울대 공대가 해외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대 학부 졸업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기피하는 데다 다른 대학 출신 학생의 지원마저 급감해 연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대 공대는 19일부터 두 달간 중국 하얼빈(哈爾濱)공대, 몽골 과학기술대, 미얀마 양곤공대 등 아시아 각국의 대학을 돌며 ‘글로벌 초우수 인재 장학금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학교 측은 “영국의 세계적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대학평가에서 양호한 등급을 받은 대학을 선정해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설명회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공대는 설명회에서 5억9000만 원 규모의 장학금 지원 계획과 함께 세계적 수준의 연구 환경을 홍보하는 등 이공계 인재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서울대 공대는 올해 말까지 해외 인재 38명을 입학시켜 우수 학생에겐 등록금과 생활비뿐 아니라 항공료까지 첫 1년간 2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학생들에게도 첫해 등록금 800만 원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번 해외 학생 유치사업은 서울대가 법인화 이후 추진해온 ‘글로벌 초우수 인재 정착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서울대 공대는 6월에도 중국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등 6개국 21개 대학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강신후 재료공학과 교수 등 공대 교수 7명은 700여 명의 학생과 교수진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을 하는 등 공격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서울대 공대가 해외 인재영업에 발 벗고 나선 것은 공대 대학원의 학문적 경쟁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저하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서울대 입학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대 대학원의 평균 경쟁률은 1.41 대 1에 불과했다. 박사과정은 2010년과 지난해 전기모집에서 1 대 1에도 못 미칠 정도였다. 올해 의학전문대학원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7.3 대 1에 이르렀던 것과는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
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엔지니어들이 대량 실직하면서 공대 대신 안정적인 직업을 구할 수 있는 의대나 치대로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몰렸다”며 “공대 대학원에 입학한 학생들마저 의학계열 전문대학원에 진학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유기윤 서울대 공대 대외부학장은 “교수들이 연구실에서 연구 진행을 하기 힘들 정도로 우수 학생들이 공대 대학원 진학을 기피하고 있어 해외 인재 유치에 나선 것”이라며 “앉아서 학생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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