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5일 오전 7시 35분경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아파트에서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단지를 뒤흔들었다. 이날 새벽 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 경기를 보고 늦잠을 자던 주민들은 “뭐가 터진 거냐”며 112와 119에 연이어 문의 겸 신고 전화를 걸었다.
폭발음의 원인은 다름 아닌 쌀벌레였다. 이 아파트 3층에 사는 박모 씨(25)는 최근 늘어난 쌀벌레 때문에 고민이 컸다. 고온다습한 최적의 번식 조건에서 알을 깐 쌀벌레 수가 빠르게 늘었다. 박 씨는 쌀벌레를 잡으려고 스프레이형 가정용 살충제를 밀폐된 다용도실에 마구 뿌렸다. 살충제의 즉각적인 효과를 확인하려 기다리던 박 씨는 무심코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켰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적인 화재가 발생했고 다용도실 유리창도 산산조각 났다.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박 씨가 손에만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만 받고 퇴원했다”고 밝혔다. 최돈묵 가천대 소방방재공학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 가정용 살충제를 과다하게 뿌리면 라이터나 가스레인지 불에도 폭발할 수 있다”며 “실내에서 살충제를 비롯한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할 때는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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