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전남 해역에 적조 비상이 걸렸다. 2008년 이후 4년 만에 적조주의보가 내려진 여수에서 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해 수산당국과 양식어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전남 여수시는 돌산읍 두문포 박모 씨의 육상 수조식 양식장에서 키우고 있던 돌돔 8만6000여 마리가 5일 오전 집단 폐사했다고 6일 밝혔다. 여수시는 박 씨가 육상에 있는 양식장에 바닷물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적조 생물이 포함된 해수가 여과기를 거치지 않고 유입돼 피해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4일 여수시 돌산읍 임포 동쪽 앞바다에 적조주의보를 내린 데 이어 이날 화정면 개도 인근 해역으로 확대 발령했다.
전날까지는 경남 남해와 가까운 돌산읍 동쪽 바다에만 적조주의보가 내려졌으나 적조가 서쪽 해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적조 발생 주변 해역에 일사량이 증가하고 수온도 25.4도에서 26.5도로 높아 유해성 적조생물의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적조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양식장이 몰려 있는 여수와 고흥지역 어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여수와 고흥 해역에는 우럭, 돔, 농어, 전복 등 1억2000만여 마리가 양식되고 있다.
전남도는 적조 특별기동반을 긴급 편성하고 행정선과 지도선 6척을 동원해 예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총 13만 t의 적조 방제용 황토를 마련하는 한편 매일 어민 700여 명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적조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전남도는 해상가두리 양식장에 적조가 접근할 경우 시설물 수층(水層)을 조절하고, 유입됐을 때는 즉시 산소발생기를 가동하고 먹이공급을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
국내에서 유해성 적조는 1995년부터 거의 매년 발생했다. 전남지역에서도 지금까지 어패류 2190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45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2003년에는 진도 앞바다에서 유해성 적조가 58일간 지속되면서 176억 원의 피해가 나기도 했으나 2008년 이후 적조 피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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