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녹물’ 울산공업탑 지구본, 구리로 제작 25일 재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경찰, 조각가 소환조사키로

‘울산의 상징’으로 꼽히는 공업탑 지구본이 구리(銅)로 제작돼 25일 다시 설치된다.

2010년 12월 공업탑 정비사업을 하면서 구리로 제작하도록 한 지구본을 철로 제작하는 바람에 붉은 녹물이 공업탑 탑신으로 흘러내렸다.

▶본보 7월 17일자 A17면 울산의 상징 ‘공업탑’에 녹물 줄줄

울산시는 “공업탑 지구본을 서울의 전문업체에서 구리로 다시 만들고 있다”며 “주말인 25일 차로 일부를 통제하고 지구본을 재설치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문제의 지구본은 1967년 공업탑을 설계하고 건립한 조각가 박칠성 씨(84)가 2010년 9월부터 3개월에 걸쳐 제작을 맡았다. 공업탑 보수를 위한 정비사업(사업비 7억6000만 원)을 맡은 한림조경㈜이 공업탑과 남녀상 제작을 박 씨에게 재발주한 것. 당시 울산시와 한림조경은 지구본을 구리로 제작하도록 주문했지만 실제로는 철로 만든 뒤 구리 가루로 코팅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는 당초 박 씨를 고발할 방침이었지만 시가 박 씨와 직접 계약한 것이 아니어서 한림조경에 하자보수를 요구했다. 한림조경은 박 씨에게 지구본을 구리로 다시 만들라고 요청했다. 울산시는 “박 씨가 갖고 있는 공업탑에 대한 ‘저작권’을 넘겨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울산남부경찰서는 지구본 재설치가 끝난 뒤 박 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회사원 김모 씨(46·울산 북구)가 지난달 박 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공업탑은 울산이 1962년 1월 특정공업지구(공업특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67년 4월에 세웠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상징하는 철근 콘크리트 기둥 5개 위에 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을 얹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공업탑 지구본#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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