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례나 신고 받고도 부실 대응… ‘용역폭력’ 뒷짐 경찰 중징계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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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M사태 자체감찰서 확인

최근 경기 안산시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SJM에서 벌어진 노조원과 경비용역 간 폭력사태 때 경찰이 부실 대응한 것으로 자체 감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양측 간 폭력사태가 임박한 상황에서 즉각 개입하지 않고 사측에 용역 철수를 요청하는 등 안이하게 대처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7차례나 112신고를 접수하고도 현장 확인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산단원경찰서장 등 담당 간부를 중징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7일 경찰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지난달 27일 새벽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은 노조원의 부인, 노조원으로 추정되는 남성, 보안업체 직원 등에게서 모두 7차례 신고를 받고도 공장 내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112신고에는 “300명의 깡패가 충돌을 하려고 한다” “용역들이 들어와 흉기를 던진다” “깡패들이 쇳조각을 던지고 있으니 경찰관을 더 보내달라” 등의 긴박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현장 경찰관들은 멀리서 공장 정문이 용역 직원들에게 점거된 상황만 파악한 뒤 공장 내부 동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충돌이 임박한 시점에도 경찰이 조기에 개입해 사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수수방관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노조원 150여 명과 용역 직원 200여 명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공장 내부로 병력을 투입하지 않고 사측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당시 경찰은 SJM 측에 “용역 직원을 철수시키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조치”라며 거부했다. 경찰이 사측을 설득하고 있는 사이 공장에선 용역 직원들이 쇳조각을 던지고 곤봉을 휘두르며 노조원들을 공장 밖으로 쫓아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11명이 중상을 입는 등 40여 명이 다쳤다.

경찰은 “공장 내부에 그런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면 경찰력을 바로 투입했어야 했는데 사측을 설득하는 데 주력한 것은 현장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유성기업 사태 때 용역 직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해 물의를 빚었던 것을 계기로 집단 민원 현장에서 용역폭력이 예상되면 공권력을 선제적으로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선 그 지침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용역폭력#SJM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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