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만에 계기반 고장 BMW, 법원 판결은?

“무상수리 대신 새차 교환을”

동아일보 DB

변호사 오모 씨(44·여)는 2010년 10월 수입차 위탁 판매사인 코오롱글로텍에서 6240만 원을 주고 ‘2010년형 BMW 520d’ 승용차를 구입했다. BMW코리아에서 품질보증서도 받았다.

은색의 번쩍이는 새 차를 뽑은 즐거움도 잠시. 5일 만에 차에 문제가 생겼다. 자동차 계기반의 속도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속도를 높여도 속도계는 ‘시속 0km’를 가리켰다. BMW 긴급출동서비스센터에서 점검한 결과 계기반에 기계적 고장이 발생해 계기반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판매사는 “계기반을 무상으로 바꿔 주겠다”고 했지만 오 씨는 “새 차로 교환해 달라”고 요구했다. 판매사가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라고 버티자 오 씨는 곧바로 코오롱글로텍과 BMW코리아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가 “판매사는 고장 난 차를 새 차로 바꿔줘야 한다”고 판결하자 “BMW코리아도 책임이 있다”는 오 씨와 “새 차 교환은 과도한 조치”라는 코오롱글로텍이 모두 항소했다.

서울고법 민사24부(부장판사 김상준)는 항소심 판결에서 “BMW코리아도 함께 책임을 지고 새 차로 교환해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계기반 결함은 자동차 운행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오 씨가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차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