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총장에 신승호 교수(55·물리학과)가 확정됐지만 신 교수의 연구윤리 부정행위 의혹과 관련된 학내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7일 국무회의를 열고 총장 공모제 1순위 후보자인 신 교수를 강원대 신임 총장으로 의결했다. 신 교수는 이번 주 중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업무에 들어간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신 교수의 연구비 중복 수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교수들에 따르면 신 교수는 2000∼2003년 한국과학재단의 특정기초연구사업과 1999∼2002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협동연구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양 기관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동일한 연구를 하고 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 실제 신 교수는 2002년 9월 모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 양쪽 기관의 지원을 받았음을 표시했다. 또 교수들은 2001년 8월 모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1편도 한국과학재단의 특정기초연구사업 지원과 강원대 기성회 지원 등 이중으로 연구비를 지원받아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강원대는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연구 진실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 교수가 동일한 연구계획서를 양 기관에 제출해 같은 연구를 했다면 문제가 되지만 다른 연구계획서를 제출한 뒤 연구 과정에서 중복되는 부분에 대해 하나의 논문을 작성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견해다. 이공계 연구사업에서는 연구비가 수억 원씩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복수의 기관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는 것이 관행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신 교수 역시 “한 연구에 복수의 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은 연구비가 부분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이공계 연구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다”고 공식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관행이라는 이유로 연구비를 이중으로 받는 것은 연구부정 행위로 죄질이 나쁜 경우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강원대 교수협의회도 3일 성명서를 통해 “연구비 이중 수혜가 학계 관행이었고 해당 연구기관들이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면죄부는 주는 것은 도덕성이 담보돼야 할 국립대 총장 후보자에 대한 평가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총장 공모제 2순위 후보자로 신 교수의 연구윤리 부정 의혹을 제기했던 김학성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이 문제와 관련해 다음 주 중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 번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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