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지친 몸을 식히기 위해 제주지역 동굴, 곶자왈(용암이 흐른 바위 요철지대에 형성된 자연림)에 피서 인파가 몰리고 있다. 동굴은 외부와 차단된 탓에 연중 시원한 온도를 유지한다. 곶자왈도 지하에서 신선한 공기가 계속 뿜어져 나와 청량감을 주기 때문에 피서에 제격이다.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만장굴(천연기념물 제98호·제주시 구좌읍)의 하루 탐방인원이 최근 4000여 명에 이른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하루 2000여 명보다 급증한 것이다. 만장굴 내부 온도는 15∼18도로 30도를 넘나드는 외부 온도에 비해 10도 이상 차이가 난다. 동굴 안에서 반팔 옷을 입으면 춥게 느껴질 정도다. 만장굴은 총길이 7416m, 최대 높이 25m, 너비 18m로 용암동굴로는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탐방코스는 1km가량이다. 용암 종유석 등 용암이 흘러가면서 만든 기묘한 형상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만장굴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동굴 속 낮은 온도에 놀라고, 크고 웅장한 용암동굴의 비경에 한 번 더 놀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제주지역 용암동굴은 160여 개. 이 중 만장굴을 비롯해 사설관광지인 제주시 한림읍 한림공원의 쌍용·협재굴,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랜드의 미천굴 등이 일반인의 탐방이 가능하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전쟁을 위해 파놓은 진지동굴에서도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자연 용암동굴에 비해 온도가 다소 높지만 올레 9코스, 평화박물관 등에서 체험이 가능하다.
숲에서의 시원함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곶자왈이 제격이다. 곶자왈은 제주의 지하수를 형성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한다. 폭우가 쏟아져도 물이 고이지 않고 그대로 스며든다. 지하세계와 통해 있기 때문에 신선한 공기가 뿜어져 나온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자연휴양림 교래곶자왈,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곶자왈 등이 일반인의 탐방이 가능한 대표적인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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