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한 전문대에서 과 대표를 맡은 학생이 장학금을 미끼로 동료들로부터 거액을 챙겨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9일 “모 대학 조선학부 2학년 A 씨(24)가 같은 학부 친구인 B 씨(23)에게서 1100만 원을 계좌로 받는 등 학생 29명에게서 4억3000여만 원을 챙긴 뒤 잠적해 추적에 나섰다”고 밝혔다.
A 씨는 올 5월 7일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에 한해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출금을 학교에 맡기면 관리를 해주고 나중에 원금도 상환해준다”고 속였다. B 씨는 금융회사에서 1100만 원을 대출받아 A 씨 계좌로 보냈다.
A 씨는 과거 두 차례 ‘사고’를 친 적이 있었지만 주변에서는 잘 몰랐다. 또 학생들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하는 학생에게는 ‘삼촌이 재단의 이사’라고 둘러댔다. A 씨는 대출금 이자를 피해 학생들에게 주면서 갚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일부 학생은 경찰에서 “대학과 관련이 있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범행은 대출금 이자 지급을 중단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달 초 이자를 주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B 씨가 “대출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좀 기다려라”라며 얼버무렸다. 이어 전화도 받지 않았다. 결국 B 씨는 지도교수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A 씨의 사기극에 걸려든 사실을 확인했다.
9일 오전까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학생은 29명이지만 학교 측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38명이 적게는 800만 원, 많게는 2000만 원씩 모두 5억여 원을 A 씨에게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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