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대법 “브랜드에 ‘옴므’ 붙이면 유사상표”

“소비자 헷갈릴 우려”

의류업체 한섬은 2000년 5월 특허청에 ‘MINE(마인)’이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MINE은 여성복과 신사복, 아동복, 속옷 브랜드. 8년 후 김모 씨(45)가 ‘MINEMHOMME(마인엠옴므)’라는 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했다. MINEMHOMME 역시 신사복 브랜드였다. 김 씨가 운영하는 회사 이름도 ㈜마인엠옴므였다.

한섬은 뒤에 ‘남자’를 뜻하는 단어인 ‘HOMME’가 추가로 붙긴 했지만 MINE 브랜드와 비슷하다며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결과는 기각. 두 브랜드의 로고가 다른 만큼 유사 브랜드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섬은 즉각 특허법원에 등록무효 청구 소송을 냈지만 같은 이유로 기각당했다. 한섬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한섬이 제기한 등록무효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마인엠옴므’ 중 ‘옴므’는 의류 상품과 관련해 ‘남성용’을 의미하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마인엠옴므’는 ‘마인엠’만으로 간략하게 불릴 수 있다”며 “유사한 상품에 사용되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가 선등록상표인 ‘마인’과 오인할 염려가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