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폭행 지켜만 본 검사아빠, ‘종교’ 때문에?

수도권의 한 검찰청에 근무하던 A 검사가 지난달 돌연 사표를 냈다. 이 검사의 사표를 제출한 이유가 자신의 세살된 아들이 폭행을 당했지만 말리지 않고 지켜봤기 때문이라고 조선일보가 10일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형사부에 발령받아 폭력 사건을 담당해온 A 검사는 5월 자신의 아들이 폭행당하는 것을 말리지 않고 지켜본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조사에 나서자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는 A 검사 아들을 폭행한 사람은 종교 공동체 관계자로, A 검사와 부인은 평소 이 종교 공동체에서 활동해 왔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6일 오후 8시경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모 회사 직원 숙소 마당에서 어린이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이 회사에서 일하던 최모(45) 씨가 A 검사 아들(3)의 얼굴 등을 수차례 때리는 현장을 목격한 주민이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알렸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시 현장 CCTV 화면을 분석하고 목격자를 조사한 경찰은 최 씨가 A 검사 아들을 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최 씨가 A 검사의 뺨을 때린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는 7~8명이 있었지만 최 씨의 폭행을 말리지 않았다고 한다. 도로변에서 떨어진 공장의 직원 숙소 마당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신고가 없었다면 폭행 사실 자체가 묻힐 뻔한 사건이었다.

사건 목격자 등을 조사한 경찰은 최 씨가 이끄는 종교 공동체 활동에 A 검사 부부가 자주 참석했고, A 검사의 부인과 아들이 사건이 발생한 공장 사택에서 기거하기도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A 검사는 사건을 신고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가 검사 신분증을 보여주며 "집안 문제이니 관여하지 말아달라.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A 검사는 지난달 중순 사표를 제출한 뒤 경찰 조사에 응했다. A 검사는 폭행을 방조한 사실은 시인했지만 종교 공동체와 연관된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검사 부부를 아동폭행을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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