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사립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이모 씨(42)는 삼성생명과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을 거쳐 2008년 강원랜드 인사팀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2년 뒤 차장으로 승진해 종합안내 업무를 맡았지만 회사는 지난해 “업무를 소홀히 처리해 자기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며 ‘스키장 리프트 그립정비’ 업무를 맡겼다. ‘그립’은 리프트를 공중에 고정시켜 주는 기계부품. 정비 업무는 4인 1조로 그립에 쌓인 폐기름과 녹을 제거하고 윤활유를 바르는 것이다. 회사는 “다양한 업무경험을 쌓고 자기계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사무직으로만 일해 온 이 씨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씨는 업무를 하지 않고 회사에 “나에게 적절한 업무가 아닌 데다 회사로서도 비용에 비해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회사는 “기강을 해친다”며 이 씨를 해고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오석준)는 “해고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씨가 그립정비 업무를 맡은 것은 입사한 계기와 그동안 해온 일에 비춰볼 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 [채널A 영상] 대법 “대졸학력 숨겼다는 이유로 해고는 부당”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