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운동도 공부도 인성도… 모두 갖춘 금메달리스트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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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올림픽을 꿈꾸는 아이들

2012 런던 올림픽에는 새로운 올림픽 스타들이 등장했다. 한국 여자 권총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김장미 선수, 체조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긴 양학선 선수, 유럽의 강호들을 연달아 꺾고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 선수가 대표적.

바로 지금, 이들 선배 올림픽 스타들을 바라보며 미래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새싹들이 있다. 인천 부광중 사격부, 서울창천초 기계체조부, 대전 탄방중 펜싱부 학생들이 그 주인공.

(위에서부터) 미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인천 부광중 사격부, 서울창천초 기계체조부, 대전 탄방중 펜싱부 학생들의 연습 장면.
(위에서부터) 미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인천 부광중 사격부, 서울창천초 기계체조부, 대전 탄방중 펜싱부 학생들의 연습 장면.
○ 김장미 선배의 뒤를 따라 사격일지를

인천 부광중 사격부 학생들은 김장미 선수의 금메달 소식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졌다. 김 선수가 처음 사격선수 생활을 시작한 곳이 바로 부광중이기 때문이다. 사격부를 지도하는 이 학교 김정대 코치는 김 선수를 발굴해 훈련시킨 인물이다.

7일 만난 이 학교 사격부 학생들은 14일 출전하는 전국중고학생사격대회를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었다.

김 코치는 동기부여를 위해 학생들에게 김장미 선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2학년 박세영 양(14)은 “장미 언니가 연습 후 집으로 돌아가 사격일지를 꼬박꼬박 썼다는 이야기를 듣고나선 나도 그날의 기록이나 느낀 점 등을 사격일지에 적고 있다”고 말했다. 박 양의 사격점수는 400점 만점에 370점대 중후반으로 부광중 사격부의 ‘에이스’다.

2학년 김태연 양(14)은 공부 성적이 떨어지면 운동선수 특유의 승부기질이 발동한단다. “공부를 할 때 라이벌을 만들어서 ‘저 친구만큼은 이기겠다’고 생각하고 공부했더니 반 등수가 2등 올랐다”며 웃었다.

사격부 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훈련을 한다. 아직 나이가 어려 실전연습보다는 기초체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총을 들고 사격 자세로 40초간 버티는 정지력 훈련, 아령운동, 중심잡기 등이다.

김 코치는 “좋은 운동선수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돼라”고 강조한다. 인사를 잘 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말투를 쓰도록 지도한다.

○ “양학선 선수 같은 금메달리스트 될래요”

‘팡!’ 6학년 서울창천초 6학년 강상진 군(11)이 도움닫기 후 양손으로 뜀틀을 짚자 일자로 쭉 편 온몸이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몸을 뒤집어 공중에서 한 바퀴 돈 후 바닥에 안전하게 착지했다.

8일 만난 서울창천초 기계체조부 학생들은 무더운 여름방학에도 오후 5시 반까지 연습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운동을 하다보면 공부에는 소홀해지지 않을까. 학생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5학년 임홍근 군(11)은 “기계체조를 시작하면서 공부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성적도 향상됐다. 수학은 50점에서 95점으로, 국어는 45점에서 100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유는 집중력. 체조 도중 다치지 않으려면 정신집중을 해야 하는데, 운동하면서 기른 집중력이 공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점심을 먹은 후 오후 1시 반부터 오후 연습이 시작되는 오후 2시까지는 자율학습시간이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문제집을 풀거나 책을 읽는다. 일주일에 두 번 서울대 체육교육과 형들이 와서 공부도 가르쳐준다.

기계체조부를 지도하는 임점용 감독은 “운동을 하면 정신력도 강해지고 끈기가 생기다보니 자연스럽게 무엇이든 끝까지 하는 태도가 길러진다”고 말했다.

○ 공부하는 대전 탄방중 펜싱부

대전 탄방중 펜싱부는 올 한 해만 전국 규모 중학생 펜싱대회에서 금메달을 15개나 휩쓴 명실상부한 ‘펜싱 명문’이다.

펜싱부인 3학년 정지윤 양(15)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키가 165cm였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신체적 조건이 좋다며 펜싱을 권유했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나가는 대회마다 메달을 따고 있다. 올해 목에 건 금메달만 3개.

펜싱부를 이끄는 박영기 감독은 “신아람 선수만큼이나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양은 “펜싱을 하기 전에는 성격이 맞지 않는 친구와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펜싱부에 들어와서 단체생활을 하다보니 교우관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운동하는 학생들에게 공부는 뒷전이라는 말은 옛말이다. 탄방중 펜싱부 학생 전원은 ‘공부하는 운동선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방학에도 평일 오전 9∼10시 국어, 영어, 수학 등을 학교 선생님과 대학생들에게 지도받고 있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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