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스타-시즌2]<9>‘복습 짱’ 서울 대원국제중 3학년 김진섭 군

  • Array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벼락치기’에서 매일 복습으로 습관 바꿨죠

서울 광진구 대원국제중 3학년 김진섭 군(14)은 초등생 시절은 반짝반짝 빛났었다. 시험을 보면 틀린 문제는 전 과목에 걸쳐 고작 한두 개. 하지만 지금의 중학교에 진학한 후 치른 첫 진단평가 결과는 ‘쇼킹’ 그 자체였다. 영어성적이 전교생 중 하위 20%에 속하니 영어 집중 교육반인 ‘인센티브(Incentive)반’에 들어가 보충수업을 받으라는 학교의 통보를 받은 것이다. 김 군의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열심히 해서 하위 20%라는 치욕을 씻고 말 테다!’ 김 군의 의욕은 하늘을 찔렀지만 성적에는 큰 변화가 찾아오지 않았다. 시험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벼락치기’ 습관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진학후 첫 진단평가에서 영어성적이 전교생 중 하위 20%에 속했던 대원국제중 김진섭 군은 ‘하루→일주일→한달 복습법’을 활용해 공부한 이후로 2학년 2학기 영어 중간, 기말고사에서 100점을 받았다.
중학교 진학후 첫 진단평가에서 영어성적이 전교생 중 하위 20%에 속했던 대원국제중 김진섭 군은 ‘하루→일주일→한달 복습법’을 활용해 공부한 이후로 2학년 2학기 영어 중간, 기말고사에서 100점을 받았다.
○ 하루, 일주일, 한 달 복습법으로 성적이 쑥

그러던 김 군의 영어성적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2학년 2학기에 중간, 기말 필기시험과 수행평가를 합쳐 100점을 받은 것. 일약 최상위권으로 도약한 것이다. 게다가 1학년 1학기에 ‘미’를 받아 영어성적만큼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수학은 3학년 1학기에 중간, 기말 필기시험과 수행평가를 합해 100점으로 뛰어올랐다.

대원국제중 수학시험은 시험문제의 절반가량이 영어로 나온다. 김 군은 영어로 표현된 수학적 개념을 해석하지 못해 문제를 잘 풀지 못했는데, 어느덧 영어실력이 향상되자 수학성적도 함께 오른 것이다.

김 군이 이룬 도약 뒤에는 어떤 노력이 숨어있었을까.

1학년 겨울방학, TV를 보던 어머니가 김 군을 불렀다. TV에는 한 ‘공부 잘하는 형’이 등장해 자신의 공부법을 소개했다. 그날 배운 건 그날 복습하고, 주말에는 그 주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한 달 동안 공부한 것은 매달 마지막 주에 공부하는 방법이었다. ‘공부 잘하는 형이 말해주는 방법이니까 효과가 있겠지.’ 김 군은 새 학년이 시작되자 이 공부법을 실천해보았다.

지금까진 시험을 한 달 앞둔 시점부터 각종 교과서를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한꺼번에 공부할 양이 많아지고 중요한 내용만을 추려서 외울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하루→일주일→한 달’ 복습법을 실천하자 교과서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가 파악됐다. 평소 반복 또 반복해 공부하다 보니 시험기간에 공부할 분량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취약 과목은 방과후 학습으로 보충했다.

“방과후 학교 선생님은 학교 선생님들인데, 결국 학교 시험문제는 학교 선생님이 출제하시는 거잖아요. 방과후 학교에서 강조한 내용은 시험에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죠.”

모르는 문제는 쉬는 시간에 선생님을 찾아가 질문했다. 수업시간 발표에도 적극 참여했다. 김 군은 “적극성이 수행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국의 구글 창업을 꿈꾸며

평일 수업과 방과후 학습이 끝난 오후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는 자율학습시간. 김 군은 이 2시간 동안 어떻게 하루 7교시 수업한 내용을 모두 복습하고 암기할 수가 있을까.

김 군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중요하다고 강조한 내용이나 반복해서 나오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면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공부했다. 학교에서 집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은 약 1시간. 복습시간으론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수학은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알려준 공부법을 병행했다. 먼저 수학문제집은 똑같은 것을 두 권씩 샀다. 첫 문제집의 문제를 풀 때 처음엔 공책에, 그 다음엔 문제집에 풀었다. 이 과정이 끝나면 다시 똑같은 두 번째 문제집을 펼치고 역시 처음엔 공책에, 그 다음엔 문제집에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렇게 하다 보니 문제 하나를 네 번씩 푸는 반복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못 푸는 문제가 없어졌다.

2학년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생긴 꿈은 김 군에게 학습 동기를 선물해주었다. ‘앞으로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던 그때, 친구가 책 한 권을 추천해주었다.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이란 책이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책을 읽고난 김 군은 정보기술(IT)를 통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겠다는 소중한 꿈을 갖게 됐다. 최근에는 IT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며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김 군. 10년 후 한국의 ‘페이지’나 ‘브린’이 탄생할 날이 현실이 될 것만 같다.

※‘공부스타 시즌2’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다 성적을 바짝 끌어올린 학생,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 등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글·사진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