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A 씨(23)는 지난달 20일 오후 5시경 서울 용산구 집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마스크와 스키용 고글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마당에 숨어 있다가 달려들자 A 씨는 반항 한 번 하지 못했다. 범인은 A 씨의 눈을 청테이프로 가린 채 성폭행했다.
욕구를 채운 범인은 A 씨를 컴퓨터 앞에 앉힌 뒤 자판으로 “전 남자친구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니 불러봐”라는 글을 쳐 보여줬다. 목소리는 한 번도 들려주지 않았다. A 씨는 지시대로 6월경 헤어진 남자친구 박모 씨(24)에게 “빨리 와 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범인은 귀금속 200만 원어치를 챙겨 달아났다.
10분 뒤인 오후 8시 반경 헤어졌던 남자친구 박 씨가 뛰어들어와 A 씨의 손을 풀어줬다. A 씨는 진심 어린 표정으로 걱정해주는 박 씨에게 방금 벌어진 일을 알려줬고 박 씨는 빨리 병원에 가자고 권유했다. 박 씨는 A 씨와 같은 학교에 다닌다.
하지만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에서 박 씨가 범행 시간 직전 A 씨 집 주변을 서성거리는 장면을 찾아냈다. 박 씨는 강도 강간 혐의로 13일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범인의 정체를 전해 듣고 충격에 빠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 [채널A 영상] 산낙지 먹다 질식사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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