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이민자와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은 세계에서 가장 각박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외국인노동자 또는 이민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으냐’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59.4%만이 ‘삼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는 조사 대상 33개국 중 31번째로 꼴찌에서 세 번째다. 세계 평균 80.9%에 비하면 21.5%포인트 낮은 수치이고 우루과이(98.3%), 스웨덴(96.6%), 스위스(96.3%), 미국(85.9%) 등 서구·남미 국가들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여준다. 한국보다 외국인노동자·이민자에 폐쇄적인 국가는 카타르(53.5%), 터키(51.3%)뿐이다. 일본은 63.7%로 한국보다 한 단계 높은 30위였다.
‘다른 인종을 이웃으로 삼고 싶으냐’는 질문에도 한국인들은 70.4%만이 ‘삼고 싶다’고 답해 조사 대상 34개국 중 33위로 나타났다. 5년 전 같은 항목에 대한 조사에서도 한국은 35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삼고 싶다’고 응답한 전 세계 평균은 87.0%로 5년 전 84.6%보다 2.4%포인트 높아진 결과다.
또 ‘일자리가 귀할 때 외국인보다 자국민이 먼저 고용돼야 한다’는 질문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한국이 70.1%였다. 5년 전 조사에서 찬성 비율이 78.9%(35개국 중 10위)였던 것에 비하면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33개국 중 찬성 비율이 12번째로 높다. 전 세계 평균 찬성 비율도 65.9%에서 62.2%로 낮아졌다.
이남영 세종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으로 인종 차별이 점차 약화돼 가고 있고, 세계인으로서의 가치관이 강화돼 가고 있는 데 반해 한국사회에는 아직 자국민 선호 사상이 팽배하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리안 드림’을 가지고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안심하고 꿈을 성취할 수 있는 사회심리적 여건이 마련될 때 비로소 한국인에 대한 국제적 신망이 두터워지고 국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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