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알파걸의 세상’이 됐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진출에 대한 생각도 빠르게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정치 지도자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6.5%로 나타났다. 5년 전 조사에서는 ‘남성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58.2%)이 ‘그렇지 않다’는 사람(41.8%)보다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역전된 것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낫다’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58.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5년 전의 50.3%보다 8.4%포인트 높아졌다.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급격히 늘어도 여성 리더십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이 급격히 개방적으로 변해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조사대상 13개국 가운데 정치 지도자나 기업 CEO로서 여성의 역량에 대한 기대는 각각 9위, 8위로 아직은 하위권 수준이었다.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거나 직업을 갖는 데 대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육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중요하다’는 항목에 77.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여자가 독립적이려면 직업을 가져야 한다’에도 52.6%가 찬성했다. ‘여자가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벌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라는 통념에 대해선 반대(34%)가 찬성(17.2%)보다 많았다.
‘엄마가 일을 하면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항목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54.5%)과 ‘그렇다’는 응답(45.1%)이 비등했다. 곽진영 건국대 교수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데 대한 물리적, 심리적 장벽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들의 환경의식도 매우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더라도 환경보호가 우선’이라는 응답자는 49.1%인 반면 ‘환경이 어느 정도 약화되더라도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이 우선’이라는 응답자는 38.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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