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강제로 끊은 우리 국토의 허리를 잇는 작업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제대로 복원해 후손들에게 역사 문화의 장소로 물려줘야죠.”
충북 괴산군 우창희 산림관리담당(45)은 매주 한두 차례씩 백두대간 복원 첫 사업지인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문경읍 경계의 ‘이화령’ 구간 복원 공사 현장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주말인 11일에도 오전부터 현장을 찾아 10여 명의 작업 인부들과 함께하며 복원 과정을 지켜봤다.
광복 67주년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허리가 잘려나간 백두대간 이화령 구간 복원사업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백두대간(白頭大幹)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진 1400km의 산줄기로, 조선 말기 지리학자인 신경준이 ‘산경표(山經表)’에서 체계화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25년부터 한반도 신작로 추진을 명분으로 곳곳에 도로가 생기면서 훼손됐다. 산업화 시대에도 훼손이 계속되면서 현재 산줄기가 끊긴 곳은 모두 63곳이다.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자 백두대간 본줄기인 이화령도 일제강점기 단절을 시작으로 1952년에 확장공사가, 1978년에는 포장공사가 각각 이뤄져 제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이화령은 5월 16일 첫 삽을 뜬 뒤 14일 현재까지 62%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전체 복원 구간은 총길이 46m, 폭 14m이며 면적은 4340m²(약 1315평)다. 총 사업비 43억6000만 원이 투입된다. 복원은 산줄기가 끊긴 지점에 생태 통로를 만들어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초 발파암 깨기와 터파기 시공이 끝났고, 비탈면 보호공 시공도 마쳤다. 또 기초옹벽과 터널 골격을 설치했고, 터널은 괴산구간까지 완료됐다. 다음 달 말이면 문경 쪽 터널 공사도 끝날 예정이다. 이후 터널 위에 흙을 쌓아 산줄기를 연결하면 백두대간의 옛 모습을 찾게 된다. 우 담당은 “이화령 구간 복원은 행정안전부와, 산림청, 괴산군, 문경시가 참여하는 민족정기와 얼을 되찾고, 한반도의 생태축을 연결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이화령이 백두대간 생태복원의 대표 모범 사례가 되도록 자연미를 살려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와 산림청은 이화령 외에 복원이 가능한 구간 12곳을 앞으로 10년 동안 504억 원을 들여 복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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