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서 ‘산양(山養)산삼’(사진)이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다. 1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해발 900m의 한라산 숲 속. 서어나무, 졸참나무, 까치박달나무 등의 활엽수가 울창한 숲에서 자라는 산양산삼에 앵두 같은 빨간 열매가 달렸다. 산양산삼을 캐보니 가느다란 뿌리가 여러 갈래로 뻗었고 산삼 향이 숲으로 퍼졌다. 영농조합법인인 보림(대표 양순희·53·여)에서 산양산삼을 재배하는 현장이다.
이 영농법인은 8년 전 산양산삼 재배를 시작해 최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재배면적은 3만3000m²(약 1만 평)에 이른다. 이곳에서 채취한 산양산삼은 16일부터 18일까지 경기 가평군에서 열리는 임업인 후계자대회에 한라산 대표 산양산삼으로 전시되고 있다. 산양산삼은 종전에 장뇌삼으로 불리다 산림청이 산양산삼으로 명칭을 통일했다.
제주지역 산양산삼 재배는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도 수목시험연구소에서 시험적으로 산삼 씨를 한라산 기슭에 뿌렸다. 10년가량이 지나 산삼이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으나 소문을 들은 ‘사이비 심마니’들이 무분별한 도채를 일삼아 대부분 사라졌다. 제주도는 한라산에서 인공적인 산삼 재배가 가능하다는 사실만 확인한 채 2002년 시험 재배 사업을 중단했다. 이후 민간인들이 한라산에서 산양산삼 재배에 뛰어들었다. 현재 10여 농가가 산양산삼을 재배하고 있지만 대량생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 대표는 “산양산삼은 우선 적당한 습기가 있는 기후조건과 물 빠짐이 좋은 토양조건이 맞아야 한다”며 “농약 없이 자연 상태에서 재배하기 위해서는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삼 씨를 뿌린 후 3, 4년이 지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줘야 하고 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부엽토를 계속 깔아줘야 한다.
한라산 산양산삼은 6년근 6만 원, 10년근 10만 원 선에 팔리고 있다. 보림 측은 한라산 산양산삼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산양산삼 연구 관련 단체에 성분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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