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나경원 인사개입說’ 인터뷰도 꼼수로 취재

김용민, 매체이름 안밝히고… “인사문제 좌담회용” 거짓말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과거 부적절한 취재 방식이 법원의 판결을 통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환수)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나는 꼼수다’에서 “(지역구가 서울 중구인) 나경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이 중구청 인사에 개입했다”는 인터뷰를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중구청 과장 김모 씨(57)에게 16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나 전 의원이 인사에 개입했다는 사실은 허위사실이지만 김 씨는 자신의 인터뷰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나꼼수 멤버로 4·11총선에 출마했던 김용민 씨(38)의 증언 등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내용에 따르면 김용민 씨는 ‘최창식 중구청장이 나 전 의원의 압력을 받아 중구청 호남 출신 공무원들을 전출시켰다’는 소문을 듣고 당시 전출돼 종로구의 모 동장으로 있던 김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동장 김 씨가 거절하자 김용민 씨는 동장실로 찾아와 “인터넷 매체에서 하는 인사문제 좌담회가 있는데 거기에 참고하려 한다”고 거짓말을 한 뒤 휴대전화로 김 씨의 말을 녹음했다. 동장 김 씨의 요구에도 김용민 씨는 명함을 주지 않고 정확한 매체 이름도 말하지 않았다. 인터뷰를 마친 날 밤 김 씨가 전화로 매체 이름을 재차 물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이후 김용민 씨는 동장 김 씨의 의사를 묻지 않고 녹음된 내용을 나꼼수에 내보냈고 김 씨는 김용민 씨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김용민 씨는 재판에서 “동장 김 씨가 팟캐스트의 개념을 모르는 것 같았고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인터뷰 목적을 다르게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