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16일 김승연 회장이 법정 구속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화는 일단 그룹 경영기획실과 5명의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오너의 의사 결정이 필요한 주요 사업이 많아 김 회장의 옥중경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1993년 외화를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을 때도 옥중에서 주요 사안을 결정했다.
김 회장의 구속으로 그룹 차원의 대형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독일 태양광업체인 큐셀의 인수를 추진 중인 한화케미칼은 최종 협상 과정에서 김 회장의 역할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14일 이사회를 열어 인수와 채무보증에 필요한 비용의 가이드라인을 결정했지만 최종 결정에는 김 회장의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국내 해외건설 수주 중 역대 최대 금액인 80억 달러(약 9조1200억 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의 추가 수주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화가 수주한 물량(10만 채)은 이라크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100만 채 규모의 신도시 개발 계획의 일부다. 나머지 물량의 발주가 시작되면 글로벌 건설사들과 치열하게 수주 경쟁을 벌여야 한다. 대한생명은 ING생명의 동남아법인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김 회장의 구속으로 당분간 협상이 진척되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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