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엑스포 남문 20년만에 사라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0일 03시 00분


市 “심의위서 철거 권고”… 시민설문조사도 62%가 찬성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주 출입구로 사용됐던 대전엑스포 남문. 대전시가 심의위의 의견을 받아들여 철거를 추진할 방침이어서 20년 가까이 엑스포 도시 대전을 상징해온 남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전시 제공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주 출입구로 사용됐던 대전엑스포 남문. 대전시가 심의위의 의견을 받아들여 철거를 추진할 방침이어서 20년 가까이 엑스포 도시 대전을 상징해온 남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전시 제공
“엑스포 남문 광장에서 만납시다”라고 약속하는 사람이 많을 만큼 대전의 상징이었던 대전 서구 둔산동 엑스포 남문이 철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시는 최근 각계 전문가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엑스포 남문 존폐 심의위원회’에서 철거를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심의위 표결에서 위원 9명이 철거에 찬성하고 6명이 반대했다.

이 권고에 따르면 1993년 대전엑스포 때 엑스포 광장에 세워진 남문은 20년 만에 사라지게 된다.

시는 시설이 노후해 안전사고 위험성과 유지 보수비가 늘자 철거를 검토해왔다. 또 인근 엑스포 시민광장에 설치된 시설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광장 한가운데에 자리 잡아 전체 광장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점도 철거 이유로 꼽혔다.

시는 전에도 두 번이나 같은 이유로 철거를 추진했지만 상징성 등을 들어 반대하는 의견 때문에 유보했었다. 엑스포과학공원에 롯데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라 남문이 철거되면 엑스포를 상징하는 조형물은 한빛탑과 엑스포 다리만 남게 된다. 대전의 역사가 일천한 만큼 지역 발전사의 상징물 철거에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대전시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9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601명 가운데 61%가 철거에 찬성했지만 반대도 39%로 적지 않았다. 대전마케팅공사가 실시한 오프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676명 가운데 62%가 찬성한 반면 38%는 반대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역사성과 상징성 차원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가설 건축물이라서 보존할 가치는 크지 않다고 본다”며 “위원회 권고대로 조만간 철거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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