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하원 의원(민주당)이 서툰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자 자리를 메운 5000여 관객 사이에서도 아리랑이 흘러 나왔다. 통일의 염원이 서로의 마음으로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노래를 마친 그는 “1963년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말한 뒤 약 40년 뒤에 그 꿈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라는 현실이 됐다”며 “한국 국민들도 꿈을 갖고 노력하면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27개 시민단체가 연합해 구성한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통일천사)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강시민공원 물빛무대에서 ‘2012 통일실천축제한마당’을 펼쳤다. 지난달 19일 나라사랑실천운동 뉴라이트전국연합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이 모여 설립한 통일천사는 “거대담론이나 정치적 구호가 아닌 ‘생활형 통일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이날 행사를 기획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각종 공연도 마련됐다. 김장훈 장윤정 김범수 씨 등 인기가수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무대를 꾸몄고, 탈북자 대학생들은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 페인팅을 해줬다. ‘통일기부 서약’ ‘북한 어린이 빵 지원 사업을 위한 천 원의 기적’ 등 각종 모금도 이어졌다.
통일천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대표는 “통일이 부담스럽고 어려운 숙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축제의 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무겁지 않은 콘텐츠를 앞세워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통일부와 외교통상부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등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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