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기적의 수업 오디션’ 최고의 교사를 뽑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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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1일 03시 00분


‘2012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에서 열린 수업 오디션 현장

16일 ‘2012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에서 열린 ‘기적의 수업 오디션 예선’에는 초중고 교사 6명이 참여해 자신만의 수업 노하우를 발표했다. 사진은 인천 교동고 김정훈 교사의 수업 노하우 발표 장면.
16일 ‘2012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에서 열린 ‘기적의 수업 오디션 예선’에는 초중고 교사 6명이 참여해 자신만의 수업 노하우를 발표했다. 사진은 인천 교동고 김정훈 교사의 수업 노하우 발표 장면.
최고의 수업을 하는 교사를 ‘서바이벌’ 형식으로 뽑는 최초의 대회가 펼쳐졌다. 14∼1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된 ‘2012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에서 열린 ‘기적의 수업 오디션’이 바로 그것.

현직 초중고 교사들이 참가해 펼쳐진 ‘수업 오디션’에서 교사들은 자신만의 경험을 토대로 가장 효과적인 수업 노하우를 저마다 소개했다. 12분 동안 자신만의 재미난 수업, 유쾌한 수업, 새로운 수업 방식을 설명하거나 직접 재현한 뒤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소비자로 구성된 청중평가단의 실시간 평가를 받았다. 청중평가단은 각 수업이 끝나자마자 1부터 10까지의 번호가 쓰인 10개의 버튼 중 하나를 눌렀고, 합산된 점수는 곧바로 전광판에 공개되면서 우열이 가려졌다.

16일 오전. ‘기적의 수업 오디션’ 예선 현장을 찾았다.

○ 학생들과의 소통 위해 ‘몸 개그’도 불사!

이날 예선에는 인천부연동초 김수환, 인천 교동고 김정훈, 경기 안산공업고 최우성, 서울광남초 하옥순, 서울 당산서중 이은주, 전북 이리여고 김영아 교사가 참여했다. 교사 여섯 명의 노하우는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도록 노력한다는 것.

김수환 교사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뭔가를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을 제공할 때 학생들은 수업에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수업에서 활용하는 ‘비장의 무기’로 컴퓨터 프로그램인 ‘스크래치’를 소개했다. ‘스크래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개발한 사고력 표현 프로그램. 마우스만을 이리저리 움직여 이미지, 애니메이션, 사운드 등을 만들 수 있다. 김 교사는 이 스크래치 프로그램으로 비트박스를 만들어 발표하며 즐거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보여줬다.

최우성 교사는 ‘몸 개그’ 하는 수학선생님이다. 그는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지만, 수업시간에 몸 개그를 하면 졸지 않고 집중한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최 교사는 평소 수업에서처럼 이날 오디션장소에 노란 가발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요즘 제자들과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가수 싸이의 최신곡 ‘강남스타일’이 유행시킨 ‘말춤’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최 교사는 이 노래를 부르며 말춤을 췄고, 청중평가단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 꿈을 디자인하는 수업


이날 예선에서는 김영아 교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교사는 △꿈 노트 만들기 △학생들이 감독, 배우가 되어 시나 소설을 영상으로 만들기 △계절에 맞는 야외수업을 소개했다.

‘꿈 노트 만들기’는 의사, 팝 아티스트, 디자이너 등 학생들의 꿈을 노트에 적고 자신의 미래 발자취를 상상해 그려보는 것. 학생들은 노트에 좌우명을 적고 미래에 자신이 갖게 될 명함을 그려 넣은 후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한다. 꿈을 찾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학습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야외 수업은 계절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 수업을 할 때 효과적이다. 김 교사는 “교실에서 단순히 문학 작품을 해석해주고 내용을 받아 적으라고 하면 지루해하지만, 반별로 학습비를 모아 간식을 사들고 야외에서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좋아한다”고 했다.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과 함께 야외에서 찍은 사진을 교실 여기저기에 붙여놓는가 하면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에서 공유한다. 그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수업방식을 고민해온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기적의 수업 오디션’이 무척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와 함께 오디션 장을 찾은 박정숙 씨(42·여·경기 성남시 수정구)는 “컴퓨터를 좋아하는 아이를 무조건 하지 못하도록 막았는데,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방법을 모색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 마포고 1학년 양정환 군(15)은 “오디션에서 소개된 ‘야외수업’을 우리학교에서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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