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발달장애인 가정에 웃음꽃 선물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1일 03시 00분


■ 부산복지개발원 내일 토론회

부산복지개발원은 올해 초 발달장애인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발원 회의실에서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및 지원방안 자문회의를 열었다. 부산복지개발원 제공
부산복지개발원은 올해 초 발달장애인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발원 회의실에서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및 지원방안 자문회의를 열었다. 부산복지개발원 제공
#1. 제가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병원 직원과 상담을 하는 사이 애가 밖으로 뛰쳐나가 왕복 10차로를 가로질러 인근 백화점 쪽으로 내달렸지요. 차들이 애를 피하려다 4중 충돌사고가 났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안 다쳤지만 이 일대도로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2. 우리 집 출입문은 자물쇠가 안쪽에 있습니다. 애가 밖으로 나가 길을 잃으면 안 되니까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간 사이 애가 문을 잠가버려 119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위 사연은 발달장애인 가정이 겪고 있는 고통을 적은 글. 발달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의 소망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일 정도로 어려움이 많다. 이런 가정의 어려움을 덜어줄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부산복지개발원은 22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발달장애인 및 탈시설장애인 지원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 최선화 신라대 교수, 이경림 부산대 교수, 이진수 부산시의원, 강경채 부산장애인부모회장, 부산복지개발원 김두례 박사 등이 주제발표를 한다.

현재 부산지역 발달장애인은 1만299명으로 전체 장애인 17만1729명의 6% 정도. 전국의 발달장애인은 18만3000여 명에 이른다. 부산지역 성인 발달장애인 중 91.5%는 직업이 없다.

부산복지개발원은 5, 6월 부산지역 발달장애인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심리, 사회·경제적 부담과 복지서비스 수요 등을 조사했다. 또 부모 77명과 소아정신과 전문의, 특수교사 등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면접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소득보장, 재활치료 지원, 부모 사후 생활보장, 보육 및 교육시설 확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는 유아기 학령기 성인기로 나눠 시기마다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종합안내시스템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료실, 전문가, 서비스 종류별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안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교육과 치료가 가능한 교육행정체계 개선, 조기직업교육 정착, 보호작업시설 및 직업훈련시설 설치를 중요한 지원방안으로 꼽았다.

부모들은 장애인활동지원제도 확대, 의무고용, 국가 및 종교단체에 의한 영구거주시설 확충을 지원방안으로 들었다. 박주홍 부산복지개발원 조사연구팀장은 “국민 인식 전환과 함께 제도 개선과 시스템이 마련돼야 발달장애인의 건강한 사회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부삭복지개발원#발달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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