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도 준대∼” 신종 학자금 대출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대학생 40명 신분증 등 이용 60억대출 가로챈 복학생 검거

경남 창원시에 사는 대학생 이모 씨(20)는 학자금 대출도 받아 주고 장학금도 준다는 복학생 선배 김모 씨(25)의 제안을 듣고 귀가 솔깃해졌다. 대학에 입학한 직후부터 등록금을 해결하느라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김 씨는 “장학재단 고위층인 삼촌에게 학자금 대출을 맡기면 대출액의 20%는 장학금으로 준다”고 후배 이 씨를 설득했다. 이 씨는 대출에 필요하다는 주민등록등본과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신분증, 예금통장 사본을 김 씨에게 모두 건넸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학자금은 나오지 않았고 믿었던 김 씨는 연락이 끊겼다. 결국 김 씨는 같은 학과는 물론이고 동아리 후배 등 대학생 40명 명의로 총 6억 원을 10개 저축은행에서 인터넷 대출로 빌려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이달 9일 검거돼 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장학금을 미끼로 한 인터넷 대출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며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신분증 등을 요구하면 대출 사기일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 씨는 저축은행 간에 학자금 인터넷 대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지 않는 허점을 이용해 한 사람 명의로 최대 1800만 원을 3개 저축은행에서 중복 대출받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장학금#대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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