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부터 한반도가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라오스의 고원 이름)’의 영향권에 들면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볼라벤은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53m로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해상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접근 중이다. 강풍 반경도 550km로 대형 태풍이다. 볼라벤은 따뜻한 바다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이동 중이어서 세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볼라벤은 27일 오후 3시 서귀포 남쪽 약 350km 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날 오전부터 29일까지 제주에는 최대 300mm, 산간지방에는 5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영호남에도 많은 곳은 300mm 이상의 비가 예상되고, 중부지방에도 50∼100mm의 비가 내리겠다. 곳에 따라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와 중부, 호남지방에는 초속 30∼40m의 거센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안과 제주, 일부 섬 지방에는 초속 50m 이상의 강풍이 예상된다. 초속 25m의 바람에는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가고 35m면 기차가 엎어질 수 있다. 초속 40m의 강풍은 사람은 물론이고 바위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이다.
2002년 태풍 ‘루사’의 경우 한반도 상륙 때 중심기압 965hPa, 최대풍속 초속 33m였으며, 이듬해 ‘매미’는 상륙 당시 중심기압 954hPa, 최대풍속 초속 40m였다. ‘루사’로 246명의 인명 피해가 있었고 재산 피해도 5조 원을 넘었다. ‘매미’ 역시 131명의 인명 피해와 4조 원대의 재산 피해를 냈다. 볼라벤이 약해지더라도 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피해를 낳을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오후 시도부단체장 회의를 열어 피해 최소화를 위한 총력대응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각 시도는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 붕괴나 침수 우려 지역을 점검하고 각종 시설물 관리에 나섰다. 전력 통신 등 기반시설 피해에 대비한 복구지원반도 구성됐고 인명구조를 위한 긴급구조체계도 강화됐다. 이미 여수∼거문도, 목포∼가거도 등 일부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으며 앞으로 해상 및 항공로 통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방방재청은 “유리창에 젖은 신문지나 테이프를 붙이고 외출 시 간판 등 옥외시설물 주변이나 물이 고인 곳은 피해 다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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